작은 손길, 큰 회복

가평 수해복구 봉사활동 이야기

by 햇살나무

2025년 7월, 장마전선의 집중호우는 가평군 조종면과 상면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산사태로 뒤덮인 마을, 토사에 파묻힌 건물들, 고요했던 펜션과 캠핑장에 밀려든 흙과 물. 그 상처 위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한 걸음으로 찾아간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평화여성연합 경기남부지부 회원들이었습니다.
7월 24일과 31일, 17개 지부에서 모인 110여 명의 회원들은 각자의 시간을 멈추고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작은 손길이 모이면 큰 회복의 힘이 된다”는 믿음을 안고, 가평의 여름 한복판으로 향했습니다.

토사 속에서 피어난 연대

7월 31일 아침, 조종면 교회에 모인 봉사자들은 함께 출발 기도회를 드렸습니다. 각 지부별로 서로 다른 피해 현장으로 나뉘어 복구 작업을 시작한 그들의 손에는 호미도, 쓰레받기도, 그리고 손전등도 들려 있었습니다.


수원·이천·일신·평택·하남·성남 지부의 60여 명은 작은예수회 실버타운으로 향했습니다. 건물 내부는 산사태로 밀려든 흙더미로 뒤덮여 있었고, 전기도 끊긴 채 암흑 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휴대폰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지해 조를 나누어 복도와 식당을 치우고, 흙을 퍼내고, 노인들의 안식처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용인·오산·기흥 지부의 회원 12명은 신상2리 아따 펜션으로 가서 흩어진 벽돌을 정리하고 침수 피해 현장을 정돈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펜션 사장님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육체의 노동뿐 아니라 마음의 위로까지 전했습니다.

마음을 닦고, 땀으로 위로하다

같은 날, 상면 지역에서는 또 다른 손길들이 움직였습니다.

군포·광명 지부 회원 9명은 그루잠 캠핑장에서 토사를 제거하고 가재도구를 하나하나 정성껏 씻어냈고, 광주·과천·안성 지부 회원들은 솔안길 개인주택에 찾아가 마당을 정리하고 무너진 담장을 모래주머니로 보강하며 다시 살아날 삶의 터전을 돕고자 했습니다.
안양·여주·야목화성 지부는 중계 충성교회 수양관 주변의 토사와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며 복구에 힘을 보탰습니다.



"사랑은 흙 묻은 손끝에서 피어난다"

사흘 앞선 7월 24일, 안산지부의 여성연합 회원 15명은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았습니다. 신상2리의 용수그린랜드 펜션에서 텐트와 캠핑장을 정리하고, 침수된 물품들을 말끔히 세척했습니다. 사장님이 웃으며 “다시 손님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할 때, 모두의 마음에 뿌듯함이 물들었습니다.

이 모든 수고는 거창한 구호도, 화려한 기록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지금 여기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나선 작은 손길들이었습니다.



세계평화여성연합 경기남부지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 손길이 모여 큰 회복의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랑과 정성으로 달려가겠습니다.”

이 여름, 우리는 보았습니다.
두 손의 땀이, 어깨의 무게가, 그리고 마음의 온기가 어떤 재난보다도 강한 회복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믿습니다.
작은 사랑이 모이면,
세상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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