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제 책은 세계 최고의 출판사인 대원씨아이를 통해 나왔습니다.(?! 제 책 내주시면 다 세계최고입니...)
책이 나오는 데에는 출판사의 노력과 정성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그 덕에 제 책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습니다’도 잘 나올 수 있었고 여러 서점에서 여러분을 만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대면 강의나 저자와의 만남 등이 어려워진 터라, 출판사에서는 여러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한 ‘무리하고 있습니다’ 대회였는데요. 누가누가 더 무리하고 있나를 겨루는 (… 오열ㅠㅜ) 것이었는데 무려 80여 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심사위원이었던 저는 하나하나 다 읽어보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글자도 작고 터치를 많이 해야 하는 터라 댓글을 개별로 확인하기도 어려워서 힘들었네요 40대에는 노안이 찾아옵니다
사실 다 사연이 있는 슬픈 이야기였기에 여기서 10건을 뽑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고민고민하며 1위 (1건), 2위 (3건), 3위(6건)을 뽑았고요. 오늘은 이렇게 뽑은 사연을 소개(Q)하고 제 의견도(A) 드리고자 합니다.
라디오 사연을 읽는 기분으로 재밌게 봐 주세요 :)
<무리하고 있습니다 3위 : 총 6건>
Q) 내 업무라면 당연히 스트레스받아도 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몸상태가 엉망이 되고, 오죽하면 야근 시즌 끝나고 한두 달의 기억이 지금도 없을 정도…? (물론 일반 일상생활이었지만요) 그때는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약 먹으며 버텼고, 6년 다니다 건강이 무너져서 결국 퇴사했어요. 그런데 퇴사하는 마당에도 내업무는 다 쳐내서 밀린 일 없이 해놓고 퇴사… 만약 돌아간다면 그런 끈기와 열정은 스스로에게 쓰라고 말하고 싶어요
A) 이런 케이스, 주변에서 정말 많이 봅니다. 사실 어쩌겠어요. 오늘 없다가도 내일 몰아칠 수 있는 게 일인 것을. 상황 자체는 대다수 직장인들 모두 공감할 겁니다. 결론도 저는 매우 공감합니다. 사족으로 하나만 자문해 보시길 권하고 싶은데요. 그렇게 바빴던 기간 동안 자신이 자신에게 무엇을 만들어냈는지 돌아보시면 좋겠어요. 이력서에 넣을 수 있는 한 줄을 만들었는지, 업무스킬이 일취월장했는지, 업계에 네트워크를 만들었는지 등등. 지나간 시간과 노력에 의미를 붙여보세요. 그럴 수 있다면 그래도 헛된 시간은 아니었을 겁니다. 이게 안된다면 반성하며 앞으로는 그런 일은 하지 않도록 가능한 피하세요. 늘 안테나를 세우고 탐색/판단해야 합니다.
Q) 저는 회사일이 갑자기 늘어나고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될 때 연장자라는 이유로 무리해서 도맡아서 먼저 업무를 하고 적응이 되면 후배들에게 인수인계를 하곤 했었어요 ㅠ 꼭 윗 직급이라고 해서 일을 다 도맡아 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ㅠ
A) 서점에는 MZ세대를 위한 책이 넘쳐나죠. 이런 책들 대부분이 간과하는 게, 주니어를 벗어나면 새로운 고민이 쏟아진다는 겁니다. 그중 하나가 쓰신 분의 사례 같은 거죠. 솔선수범 당하는 케이스도 많아지고요.
‘하는’ 이 아니라 ‘당하는’입니다. 글 쓴 분의 회사 내 평가는 참 좋을 것 같아요. 저렇게 하시면 위아래 모두 믿고 따르게 되니까요. 위로 올라갈수록 보이지 않는 압박이 늘어갑니다.
본인이 적절한 선을 두고 잘 지키는 방법밖에는 없어요. 어디까지는 시킬 건지, 어디까지는 내가 나설 것인지. 이를 위해선 자신의 업무능력과 팀원들의 능력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단,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본인이 무너지면 이런 거 다 소용없습니다.
Q) 외국계 에이전시 다녔는데 윗 상사가 스펙이 너무 좋고 완벽주의자였어요 그분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밤낮 새벽까지 밀린 일 없게 당일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너무 애썼습니다. 일하고 밥도 안 챙기면서 너무 무리한 나머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공황장애가 오고 결국 정신적으로 강박증세가 있으면서 몸도아파서 승진은커녕 퇴사하고 휴식기를 가져야 했었네요. 너무 무리해서 몸 받쳐 충성하기보단 나를 먼저 돌보며 일하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땐 왜 몰랐는지.
A) 아아 이 심정 너무 이해됩니다. 저도 몇 번 그랬거든요. 저세상 스펙의 슈퍼맨들과 같이 있을 때 얼마나 힘들던지. 남들의 시선이 엄청나게 의식되고, 팀에 제가 구멍인 것 같고. 그러면서 저런 능력을 배우고 싶고 말이죠.
사실 이런 감정은 엄청난 동기부여 에너지가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권장하고 싶어요. 오히려 안 그러는 게 훨씬 큰 문제가 되거든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요. 1) 내가 뱁새인걸 인정한다. 2) 황새는 뭐가 나보다 다른지 연구한다 3) 지금 할 수 있는 건 하되, 지금 못하면 잘 적어두고 계속 노력한다 를 추천합니다.
특정분야에서 나보다 훨씬 잘하는 동료는 있는 게 당연한 겁니다. 그걸 수긍하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으셔야 합니다. 동기부여는 계속하되,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마세요.
Q) 마감일자 전엔 탱자탱자 하더니,, 마감일 전날 갑자기 밤새서 일 하자는 상사.,,,?? 네에??? 그 전까진 뭐하고 마감일 전날 ??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라 심각하게 퇴사 충동 일었었죠 ㅋㅋ 그 후론 계속 조르고 졸라서 무조건 워라밸 균형 맞췄답니다!
A) 제가 이 사연을 택한 건,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중간관리자는 여러 이슈들을 접하기에, 특정 이슈만 보고 있는 실무자와 진행상의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제 이슈만 해결하면 되지만, 여기저기 뛰어야 하는 게 관리자거든요. 그래서 위와 같은 상황이 많이 생겨요. 난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더하는 상황요.
이 건은 명확한 방법이 있습니다. 해당 이슈 관련하여 관리자를 여러분이 압박하시는 거예요. 나 이거 다했다. 피드백 달라. 없으면 나 그냥 진행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만 이런 톤으로 먼저 던지셔야 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안 해요. 수동적으로 있다가 피드백 폭탄을 맞죠 (제가 딱 그랬습니다) 관리자를 귀찮게 하시는 습관을 들이시면 저런 상황 예방이 됩니다.
Q) 직장에 저보다 7살 많은 후배가 들어왔는데 초면에 자기가 나이 많으니까 말 편하게 하겠다는 후배 때문에 요즘 힘들어요... 차라리 말만 편하게 하면 다행이지, 이제는 자기가 해야 할 일도 하기 싫은지 오늘은 대뜸 ㅇㅇ아 이거 좀 해줘~라고 해서 당황했어요 직장 생활 5년 차인데 선배 때문에 힘든 적은 있어도 후배 때문에 마음고생한 적은 처음이에요
A) 이 댓글은 제가 고민을 좀 했습니다. 왜냐면.. 일단 사연의 이 후배분은 기본적으로 그냥 예의가 없는 거라서요.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인 거죠. 이런저런 코멘트보다 그냥 진실의 방에서 정의봉이 필요한 케이스입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살살 선을 넘어서 불편하게 만드는 후배들이 꽤 있고 이런 경우는 좀 고민이 되죠. 저는 이렇게 합니다. 책에도 적었던 방법이에요. 일단 업무적으로 Dry 한 관계로 만듭니다. 나이가 저보다 많더라도 회사 안에서는 위아래를 지켜달라고 말합니다. 감정적인 공유는 전혀 없이 업무 대화만 합니다. 회사는 돈 받고 노동해주는 곳이고, 난 노동만 하다 갈 테니 업무 관련해선 내 말 잘 들으라고 감정 없이 말해주세요. 단 이 방법은 그 후배와 인간적으로 친하게 갈 것인지 아닌지 고민이 끝난 후여야 합니다.
Q) 상사에게 단단한 미운털이 박혀서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고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열심히 하지 않기로 했어요 근근이 버티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하루살이 인생 같기도 해요 속앓이는 나날이 더해져만 가고 암 걸릴 것 같다는 말을 체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적당이 대꾸하고 시키면 하는 척만 하고 어느새 전문 시늉꾼이 되어 있어요
A) ‘전문 시늉꾼’이란 단어에 제가 혹해서 선택했습니다. 굉장히 부정적으로 들리시겠지만 엄.청.나.게 좋은 말입니다. 왜냐면요.
그 시늉조차 안 하는 사람이 너무 많거든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어디입니까. 여기서 성과까지 나오면 그냥 능력자인 거고요. 성과가 안 나오더라도 애티튜드가 좋은 사람인 거예요. 요즘 세상이 그렇답니다. MZ세대의 자유분방함 뒤에는 이런 살벌한 평가가 오고 가고 있는 거죠. 글에 써주신 상사는 세상 어디에나 널려있다고 생각하시고,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시늉을 해 나가세요. 의외로 발전해 있는 자신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부터는 2위 사연입니다 총 3건입니다.>
Q) 완전 초년생일 때, 회사에서 가는 회식 맨날 한 번도 안 빠지고 가서 꼭 밥을 꼭꼭 챙겨 먹음… 알고 보니 원래 굳이 안 가도 되는 자린데, 부장님이 굳이 신입 배려한다고 나한테 예의상 물어본걸.. 나는 그냥 무조건 yes,, 해서 맨날 회식 간….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는 부장님이 회식의 ㅎ자도 절대 안 꺼내서 거의 맨날 칼퇴한 적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A) 이 사연이 뽑힌 이유는, 굉장히 모범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리하고 있는 케이스라기보다는 글 쓴 분도 즐기신 것 같긴 한데요 ㅋㅋ 인사이트 있는 경험담이었어요.
먼저, 윗사람도 회식을 사랑하고 막 회식 없으면 죽고 못 사는 거 아닙니다. 회식 성애자여서 여러분을 부른다기보다는 여러분이랑 편하게 대화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글 쓴 분처럼 부르면 무조건 가는 후배는 좋은 이미지를 적립하신 것이기도 해요. 부장도 신입 때가 있었던 터라, 저 나이 때 이렇게 맨날 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술자리 같이 많이 하면 업무 할 때도 큰 이슈 없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사연 자체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서, 2등에 랭크합니다.
Q) 타 부서에 할 말 다 못하는 상사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 그 말 못 하는 답답함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요매번 우리 부서만 부당한 일을 하고 일을 더하고... 리더의 자격이 없는 상사와 일하는 슬픔은 퇴사밖에 없는 것 같아요 ㅠ_ㅠ
A) 아 있죠, 있어요 이런 분.. 우리나라 회사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이 상황이 옵니다. 광팔기 좋은 번쩍거리는 일은 가져오고 쭉정이 일은 잘 쳐내는 게 팀 리더의 미덕이건만. 반대로 해서 팀원들이 괴로운 케이스. 많죠.. 많은데.. 이건 뭐라 제가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도 많이 당한 상황인데 방법이 없습니다. 팀원들이 다 공감하는 문제점이라면 같이 고민을 나눠 본 후 팀장님을 불러서 이야기해보시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이게 왜 어려운 문제냐면 말이죠. 팀원들은 괴롭지만 윗사람들은 이 팀장에게 “고마운”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제가 이 사연은 언제 브런치 주제로 따로 심층 분석하겠습니다.
Q) 와 댓글 쓰다 다 날아간 거 실화입니까.ㅠㅠㅠ 이거 긴 썰인데 일단 요약하자면... 저는 대학 졸업 후 한 직장만 다녀서 지금 20년 가까이 되는 직장인입니다
1년쯤 지났을까 감사팀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점심시간을 과도하게 사용한 게 문제래요.. 네 문제죠.... 그렇죠.... 제가 업무 외 새벽이나 저녁, 주말 시간에도 고객 연락받고 응대하는 건 상관없이 일주일에 두 번 약 10분 정도씩 점심시간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근무태만이래요 그래서 결국 그 시간에 해당하는 만큼 월급 추징당하고 하반기 고과는 하위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맘도 상하고 몸도 아프고 서러운데 상사는 이게 그나마 회사에 그간 기여한 바를 감안한 조치라며 위에서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테니 하위 고과라고 놀지 말고 다 열심히 일하래요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더 열심히 일하는 중입니다. 무리네요 정말... 그래도 가끔 이렇게 몰래 인스타도 합니다. 안 그러면 정말 너무 화가 날 것 같거든요. 휴
A) 아마 사연주신 분은 대기업에 다니고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감사팀이 별도로 있고, 근태관리를 이 정도까지 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으니까요. 내용만 볼 때는 감사팀이 현미경을 들이댄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억울하신 감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위로를 전합니다.
감사, 징계.. 월급쟁이에게는 참 무서운 말입니다. 저도 사회 초년생 때는 징계받는 것을 ‘중범죄를 저질러 구속되었다’는 수준으로 이해했더랬습니다. 그런데 회사 다녀보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사측의 감사나 징계는 정의구현이 목적이라기보단, 정치논리와 그냥 운의 문제인 경우가 많아요. 수십 년 동안 식사시간 가지고 터치 안 하다가, 사장님이 그냥 지나가며 한마디 하는 것에 감사팀이 시범케이스로 단속하는 장면이랄까. 그런 식이죠. 천재지변에 가까워요.
너무 자책하거나 스트레스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본인의 생활리듬을 잃지 마시고 (그게 더 큰 손해예요) 이런 일을 계기로 이직도 더 알아보세요. 뭐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동기 부여하시길 권합니다. 힘내세요.
<대망의 1위 두둥>
Q) <문체부 바탕체를 쓰고 싶습니다> 정해진 서식대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천 번도 더 반려하는 꼰상(꼰대 상사) 때문에 저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본문은 휴먼명조체, 제목은 헤드라인, 글자크기 16포인트 이상, 줄 간격 160%, 표는 한 페이지에 두 개 이상은 절대 안 됨. 색깔은 강조할 때 파란색만 사용(다른 색은 절대 불가) 보고서 내용은 보지도 않고 일단 서식이 휴먼명조체가 아니면 다시 해오라는 상식 이하의 꼰상, 본인이 말하는 단어가 하나라도 틀리거나 빠지면 무조건 반려하는 꼰상에 너무도 비효율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하는 말도 매번 바뀝니다 ㅠㅠ (녹음을 해서 들려주고 싶을 정도)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는 물론 한 번에 결재할 수 있을 것을 내용이 아닌 엉뚱한 글자 색깔과 글자체 등에 집착하다 보니 어쩔 땐 하루에도 못 끝나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내용이 잘못되었으면 더 공부하고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일 배운다는 생각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정말 더 이상 시간낭비, 체력 낭비, 감정 낭비하며 제 몸과 마음을 무리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무리한 내 몸과 마음을 풀어줄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듯한 기분입니다~~ ㅠㅠ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털어놓으니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요~~~ 작가님의 브런치에 사연 소개와 조언, 선물까지 받는다면 꺄~~~ 넘나 힘이 될 것 같은!!! 응원하겠습니다!!!
A) 제 브런치와 책에서 계속 말했던 것이, 보고서는 꾸미기에 집중하기보단 내용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글 쓴 분의 주장에 공감합니다. 저런 상사를 만나면 정말 답답하고 힘들죠.
다만 공감은 공감이고, 현실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는데요.
듣는 사람 시원시원하게, "저런 상사는 악당이니 피하세요! 상사가 나쁜 놈입니다"라는 이야기는 누가 못 하겠습니까. 근데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지는 않거든요. 또 내가 사장이 아닌데 내가 싫다고 팀장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힘들죠.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사연을 1위로 했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이라서요.
여러분의 고객은 누구일까요?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사람을 고객이라고 하실 텐데, 살짝 관점을 달리 볼까요. 정확히 말하면 그 고객은 ‘여러분 회사의’ 고객이죠.
어찌 보면 여러분의 고객은 여러분에게 ‘일을 주는 사람’입니다. 사연의 꼰대 상사 같은 분이요. 원래는 회사가 여러분에게 일과 돈을 주니 회사가 고객이긴 합니다만, 회사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꼰대 상사가 고객인 상황입니다. 여러분은 일을 해주고 급여를 받아가는 거고요. '내부고객'이라는 희한한 용어가 이래서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슬프게도 여러분 마음대로 고객을 바꾸지도 못하죠. (ㅠㅜ)
꼰대 상사에 맞추느라 힘드실 텐데요. 꼰대 상사가 저러는 데에는 자신의 맹신도 있겠지만, 저 꼰대 상사의 보고서를 받아보는 임원이나 사장님이 저걸 원하기 때문인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나이 먹고 알았어요. 악당 팀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마왕이 시키고 있더라.. 이런 거죠.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저런 업무능력에도 왜 저 사람은 계속 팀장을 하고 있는 걸까를 면밀히 관찰하시고 다음수를 고민하세요. 팀을 옮겨서 탈출한다면 다행입니다만 대마왕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면 어딜 가나 비슷할 수 있습니다. 회사 전체가 저런건지, 팀장 개인의 문제인지 등을 잘 파악하셔야 합니다. 행동은 그 이후입니다.
쓰다 보니 길어져버렸네요. 제가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써 보는 건 처음이라, 재미있었습니다. 맨날 제 이야기만 하다가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으니 새롭네요. 수상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반응이 좋으면 2회, 3회도 하자고 출판사분들께 건의해보겠습니다. (제 수고는 덤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