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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Nov 28. 2021

2021 서울모빌리티쇼 후기

모빌리티라기보다는 모터쇼의 미래에 대한 고민

2021 서울 모빌리티쇼에 다녀왔습니다.

모터쇼 관련 업무를 하기도 했었던, 모빌리티 업계에 종사하고 입장에서 서울모터쇼가 모빌리티쇼로 리뉴얼해서 진행된다고 하는데 왠지 가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1

모터쇼의 존재 의의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모터쇼는 참가 기업에게도 관람객에게도 "굳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시대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모터쇼의 중단은 어쩌면 기업들에게는 "차라리 잘됐다"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터쇼를 이어온 입장에서는 2021년도 그냥 보낼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 고민을 서울 모빌리티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모빌리티쇼에 대한 감상은 "안타깝지만 미래에 대한 영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로 요약됩니다. 


#2

처음 입장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킨텍스 2전시장에서만 진행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1 전시장은 기아 2 전시장은 현대가 위치하고 있고, 여러 브랜드가 넓은 평수를 운영했던 것에 비해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는 2전시장에서만 진행됩니다. 그만큼 참여 브랜드숫자도 줄었습니다.


#3

콘텐츠 측면에서 모빌리티라는 주제에 대해 각 브랜드는 "전동화" 이상의 고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일부 브랜드는 스마트 시티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고 있지만 아직은 모호합니다. 


전동화라는 측면에서도 아쉽습니다. 다양한 EV 라인업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확실히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는 기존 자동차의 문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전기차기 때문에 가능한 파격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은 없었습니다.

모빌리티가 되면서 확실히 운전을 목적으로 하는 차와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차의 개발, 디자인 방향이 달라질텐데 후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형상이 전시되지는 않았습니다. 후자를 PBV라는 개념으로 다양한 고민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전시할만한 무언가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4

모빌리티 회사에 재직중인 입장에서 업무와 관련해서는 완성차 업체들 보다는 작은 부스의 FMS나 특장 회사들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규모가 작고 좀 더 테마를 살릴 수 있는 전시였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런 서비스 기업들은 전시할만한 실체가 있는 품목이 별로 없다는 게 전시에 참여할 때 항상 문제지만요.


#5

모빌리티쇼가 아닌 모터쇼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역시 흥미를 끄는건 운전하는 차입니다. 포르쉐도 기존과 다르게 차량에 탑승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자율주행 시대가 오더라도 원하는 대로 달리고 조작할 수 있는 머신에 대한 인간의 로망은 계속되지 않을까요? 인간은 빠른 이동에 대한 욕망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버스를 타면서 성능이 쩌는 빠른 버스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내가 운전한다면 누구나 포르쉐를 원하지 않나요 ㅎㅎ


모빌리티 시대에 이런 생각은 낡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연 기관의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은 그러지않을까요? 


#6

완성차 브랜드 중에는 현대가 가장 인상적이긴했습니다. 확실히 국내 브랜드 중 가장 콘텐츠가 많은 회사같다고 할까요. 


캐스퍼가 궁금했는데 이 참에 보면서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외에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전시물도 좋았고요.

EGMP 플랫폼도 있고.. 다만 플랫폼으로 인한 기존 내연기관대비 설계에서 어떤 유연성이 있는지를 더 잘 보여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각종 고민하는 서비스 영역들을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역시 제 친정인 기아는 관련 품목을 전시하는데 제한이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7

올해는 겨울에라도 개최하였지만, 내년 부산 모터쇼는 어떨까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대규모 전시 콘텐츠의 의의가 약해지는 시대인만큼 주최측의 고민은 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던 곳은 차가 아니라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던 곳이었다는게 많은 걸 의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모빌리티쇼는 기존과 다르게 완성차 업체들은 모델을 쓰지 않았고, 일부 특장 업체, 상용 브랜드만 전통?적인 의미의 모델을 기용했습니다.)


어쩌면 전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바뀌지 않으면 모터쇼의 역사가 이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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