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법

일에 적응되었다 싶었을 때 일 하나 더하기

by 김지훈

직장인 3년 차가 되었을 때 반복적인 생활에 무료함이 찾아왔다. 불금에는 동네에서 일하는 친구를 불러 술 한잔 하며 '우리 이 정도면 잘 살았다'를 확인했고, 주말에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점에 가서 책 쇼핑을 하고, 집에 와서 책을 읽거나 영어회화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말을 섞었다. 뭐라도 하는 느낌은 분명 있었는데, 내가 뭐가 되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나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갑작스럽게 찾아온 삶의 허기에 갈증이 났다. 직장인 3년 차에 일의 고수는 아니었으나 일이 돌아가는 사이클을 터득했고, 주변의 기대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남는 시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독서모임이다. 강남에서 가장 핫한 금요일 저녁에 일주일에 지정 책 한 권을 읽고 와서 토론하는 방식의 모임을 만들었다. 초기 1년간은 10명 정도가 한 방에서 꾸준히 독서토론을 하는 모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입소문이 나면서 모임 운영 4년 차 때는 온오프라인을 합쳐 8,000명이 넘는 회원분들이 모임을 가입하고 찾아주셨다.


직장생활을 하며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토론 모임을 진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매주 기존 사람들을 포함해 새로운 회원분들을 챙겨야 하고, 지방 출장 등 바쁜 일이 터져도 쪽잠을 자서라도 책을 읽고 모임을 운영했다. 그럼에도 매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책모임을 통해 반복적이던 일상이 좋아졌다는 사람들의 평을 들으며, 내가 하고 있는 일 외에 정말 좋은 일을 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책모임에 적응할 때 즈음, 책모임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독서토론 팟캐스트 <책나들이>를 기획하고 운영하게 되었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것과는 또 달랐다. 팟캐스트 MC로서 패널들이 하는 얘기를 수시로 정리하는 일도 필요했지만, 책에 대한 전체 구조를 알지 못하면 흐름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책을 두 번 읽거나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초반에는 라디오의 특성상 긴장해서 그런지, 너무 진지한 진행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패널들과 합이 맞아 재미있고 의미 있는 방송을 점차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책나들이를 진행한 지도 어느덧 4년 차가 되어간다. 직장을 다니는 것도, 오프라인과 라디오 방송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책임이 동반되는 일이다. 다수의 일들을 병행하는 것이 정말 일처럼 느껴져 쫓겼을 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해나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 주어진 역할과 책임감 때문에 '어떻게든 하고 있구나'라는 성취감도 들었다.


교육컨설턴트로, 독서모임장으로, 독서토론 팟캐스트 MC로 성장하며 스스로를 많이 돌아볼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세 가지의 영역 다 말을 하거나,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이야기를 정리하며 삶에 대한 시선을 좀 더 확장시킬 수 있었고, 다수의 책을 읽으며 좀 더 겸손하게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말을 하고 경청을 하며 청소년 강의도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말로 누군가의 꿈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과 삶이 따분한 친구들이게 삶의 재미를 알려주는 일이 재밌었다. 나의 가능성으로 누군가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었다. 그렇게 또 한 번 다수의 일들을 병행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나의 가능성을 더 확인하고 싶어 교육컨설팅 회사를 직접 꾸렸다. 청소년 강의와 교육컨설팅 사업을 한 지 현재 4년 차고 많은 일들을 겪으며 좌절하기도 하고, 또 한 번 성장하기도 했다.


지금도 나는 수시로 나의 가능성을 확인해본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라는 것은 시작하지 않으면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보면 그저 하루하루가 연이어 붙어있는 것 같지만, 시간을 잘만 활용하면 하루에도 나만의 다양한 성장점을 만들 수 있다. 하나의 일에 적응할 때 즈음 내가 평소 하고 싶었던 다른 하나의 일을 더하는 것은 내 안에 잠든 잠재력을 깨우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적응력은 놀라워서 내가 벌린 판의 크기만큼 어느덧 적응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만든 판이기에 휴식 시간도 훨씬 여유 있게 가질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기존 것에서 늘리는 일이기에 즐기는 것이다. 즐기지 않고 일을 더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휴식과 병행하며 일을 확장하는 속도를 늦출 필요도 있다.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내 건강한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없고,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일은 주변에도 좋지 않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내 육체적, 정서적 건강을 틈이 날 때마다 관리하는 일이다.


혹시 지금 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나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에서 작은 일 하나를 더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평소 하지 않았던 산책도 나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하나씩 일을 해나가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만의 성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전 12화나는 잠재적 가치를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