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무소의 규모에 따라 여러 직원이 있는 중개사무소도 있지만, 요즘처럼 거래가 절벽일 때는 홀로 업무를 보는 공인중개사무소도 많습니다. 특히 1인 중개사무소는 손님맞이, 상담, 임장, 계약, 잔금, 이사 후 후속 조치까지 혼자서 해결해야 하니 준비가 더욱 철저해야 합니다.
저 또한 1인 중개사무소여서 사무실 책상은 ‘ㄱ’ 자 형태로 배치해 손님 상담과 개인 업무를 한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계약서 작성을 대비해서 프린터는 손을 뻗으면 닿을 위치에 두었습니다. 손님이 스스로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손님용 의자와 나란한 동선에 정수기를 놓았습니다.
각종 서류는 찾기 쉽고 손에 닿을 거리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서류에는 라벨링을 해서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렇듯 각자의 성향에 맞게 사무소 형태와 업무 동선에 맞는 최상의 배치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만의 주력 분야가 있다면 미리 관련 브리핑 자료를 준비해서 손님이 방문했을 때 같이 보면서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브리핑용 모니터나 프로젝터가 있다면 활용해서 브리핑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큰 화면은 브리핑하기 좋으며 손님을 집중하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계약 시에 손님과 함께 브리핑용 모니터를 보면서 계약을 진행하면 수정을 바로 하기 편하고 인쇄를 여러 번 할 일 없어 자원 절감에도 좋습니다.
가끔 계약이나 상담 중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무소에서 생길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는 파쇄기를 설치하는 것을 권합니다. 계약서 작성 시 잘못된 계약서는 인적사항이 적혀 있는 서류다 보니, 보안상 파쇄기를 이용해 파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계약상 필요한 사항이나, 차후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 상황이라면 스마트 폰의 녹음 기능을 추천합니다. 미리 당사자에게 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혹시라도 모를 경우를 대비해 증거자료로 남겨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녹음해 두었던 내용으로 위기를 모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록이 어려운 외부환경에서 전화로 물건을 접수할 때도 녹음은 필수입니다.
솔직히 사람을 못 믿고 이렇게 까지 상황을 대비하며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 참 씁쓸합니다.
그럼에도 공인중개사는 언제나 스스로 방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즉, 예측 가능한 문제에 대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임장을 하고 나서도 문자로 근거자료를 남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손님은 광고를 보고 여러 부동산에 연락해서 집을 보기 때문에 집을 어느 곳에서 보았는지 헛갈리기 쉽습니다.
저는 그런 경우를 대비해 손님과 임장을 다녀온 후 손님에게 임장 물건에 관한 설명과 문자를 보냅니다. ‘오늘 보여드린 집은 OO로-OO 번 길 OO로 투룸 전세 3억입니다.’, ‘OO 공인중개사 드림’ 이런 식으로 임장한 순서대로 주소와 금액과 간단한 물건에 관한 설명을 정리해서 문자로 보냅니다. 이 작업은 손님이 물건과 부동산을 매칭해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손님 중 많은 분이 먼저 집을 같이 본 부동산과 계약하는 중개사무소 간의 규칙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임장을 처음 해서 잘 모르는 손님에게는 미리 부동산 간의 규칙을 알려주는 것도 공인중개사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중개업소 간 분쟁과 오해를 예방하는 일이 됩니다.
임장 물건 사진을 촬영해 놓는 것도 해야 할 일입니다. 광고목적도 있지만, 임장 후 임차인이 기물이 파손되었다고 하면 확인 전에는 어느 편에 설 수도 없는 처지라 참으로 난감합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하는 것입니다. 이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한 증거자료로 남기 때문입니다.
가끔 아이와 동행하는 경우는 부모에게 아이가 다른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시켜야 합니다. 집에 들어설 때도 공인중개사가 먼저 들어가서 안내하는 순서로 임장을 하고 나올 때는 공인중개사가 가장 마지막에 나오면서 창이나 방문 등이 잘 닫혔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전체 불을 끄고 나와야 합니다.
행여나 물건이 분실되었다면, 모두를 의심해야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게 되니 집주인이 없는 곳을 임장 할 때는 사는 분께 귀중품을 미리 안전한 곳에 보관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주인 없는 집은 임장 후 임대인이나 임차인에게 잘 보고 간다는 내용의 문자나 전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인중개사의 사소한 행동이 기분 좋게 작용하기도 하고, 화가 나게 하기도 합니다. 조금만 신경 써 준다면 모두에게 기분 좋은 임장이 될 것입니다.
공인중개사에게 지워진 책임은 사소한 실수부터 큰 것 까지 경우의 수도 다양합니다만, 아쉽게도 공인중개사의 편을 들어주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으며, 스스로 전략도 세우고, 방어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 경험상 근거가 되는 자료를 만들어 놓은 것이 최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어떠한 상황이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요즘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사자성어가 많이 쓰이는 데, 중개업에도 참 잘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