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는 물건을 정식으로 의뢰받기 전에 매물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임장도 합니다. 매도를 결정한 손님이 신축 때 분양받아 살아온 집을 오랜만에 매도하려 할 때 본인의 집이 얼마나 올랐을지 가능한 매도금액이 얼마일지 정말 궁금할 것입니다.
이때 공인중개사는 객관적으로 매물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어떤 분은 매도를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멋지게 해서 정말 살고 싶은 집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하지만, 대체로 유행이 지난 두꺼운 몰딩이나 가구, 현재 유행하는 톤과는 다른 색상의 주방가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곳의 매도가 수월할까요?
얼마 전 금액 확정을 위해 임장을 나섰던 일이 있습니다. 집을 보기 전 매도인이 전화상으로 본인 집을 자랑삼아 언급했던 것과는 달리 작은 공간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짐이 너무 많아서 집을 더욱 작아 보이게 했습니다. 임장 시 공인중개사는 밝은 얼굴로 평상심을 유지하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정중히 질문하고, 매도인이 원하는 금액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금액 결정을 위한 임장 시에 가능하다면 평소 친분 있는 공인중개사와 함께 임장을 나섭니다. 이는 금액 결정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고, 동행하는 공인중개사에게도 공동중개에 대비해 미리 임장과 더불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차후 브리핑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임장 후 동행했던 공인중개사에게 적정 매도금액을 질문해 보고, 제가 생각한 금액과 비교해 봅니다.
사무소에 돌아와서 매도인이 원했던 매도금액을 참고하되, 시세 결정에 필요한 공시지가, 공동주택 가격을 열람하고 주변 시세나 실거래가를 찾아서 비교해보고, 금액에 대한 근거는 어디에 있고, 무슨 내용으로 상담할 것인지 정리한 후, 매도인과 연락합니다.
매도인도 여러 중개업소에 연락해서 주변 시세를 파악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로서 소신껏 금액을 얘기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이 모든 것에 앞서 중요한 것은 매도인이 생각하는 매도금액입니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끌어낸다면 매수자를 찾기 수월하겠지만, 주변 시세 대비 너무 높은 금액이라면 다른 곳보다는 계약 성사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여하튼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매도할 집을 살던 대로 보여주고 금액을 잘 받으려고 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요? 제가 얼마 전 읽은 책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장미정 저》 에는 ‘홈스테이징(Home Staging)’ (부동산을 상품화하는 작업 출처: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개념을 도입해서 원하는 매도금액에 거래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흔한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와 더불어 최근 관심받는 분야가 홈스테이징입니다. 미국에서는 홈스테이징 전문가를 통한 광범위한 홈스테이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정원부터 내부 가구 배치, 소품까지 변화를 준답니다. 그 결과로 매도인이 원하는 매도가에 근접해진답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초고령화 사회가 오고,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된다면, 많은 분이 홈스테이징 기법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공급과잉 시장에서도 홈스테이징 과정을 거치면 매력적인 곳으로 변화되어 계약 성사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을 어떻게 해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겠습니다.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에 의하면 홈스테이징에는 여러 단계가 있지만 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가구 배치만 바꿔도 상당히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답니다.
포인트가 되는 소품이나 식물을 배치해서 시선이 머물게 해서 매수자가 오래 머물러 있게 한다면 계약의 의사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수리합니다.
주변을 깨끗이 하는 청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며 중요한 것이 청소라고 생각합니다. 홈스테이징 내용은 더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물건을 의뢰하는 분 중에는 물건지와 거주지가 멀어서 자주 못 오는 분이 있습니다. 이런 곳의 물건은 공인중개사로서 좀 더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빈집의 경우는 더욱 물건의 단점이 보이게 되어 계약하기 힘듭니다. 물건지 중개사라면 이런 곳은 홈스테이징 연습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 위치를 바꾼다거나, 간단한 시트 작업, 청소작업을 통해 집이 넓어 보이거나 눈에 거슬리는 색을 제거해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계약으로 끌어낸 적이 있습니다.
중개 경험상 홈스테이징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독자 중에 매물을 의뢰하고자 한다면 집안 분위기를 살펴보고 가구의 재배치나 청소 등을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여도 효과가 큰 편이니 꼭 시도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매도 시기를 당길 수 있고, 원하는 금액으로 매도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