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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ol Hwang 황진솔 Feb 12. 2021

2006년 연변에서의 꿈과 2021년의 나

소명으로서의 비전과 일상에서의 하나님 나라 

2006년 12월 겨울 어느 날 아침,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교 컴퓨터실에서 큐티를 하고 있었다. 

교환학생으로 간 1한기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내 인생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이 곳에서 꼭 응답받고 싶었다.

  

통일한국과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에 대한 

학부생으로서 너무 거대하고 추상적인 꿈을 꾸고 있던 나에게 

그날 주신 이사야 말씀은 지금까지 또렷이 기억되는 특별한 묵상이었다.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김진경 총장님]

                                          [연변과기대 전경 & 연결동, 기숙사 & 농구하던 곳]


[이사야 11:6~9]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



그 당시 이 말씀을 가지고 연변과기대 김진경 총장님을 무작정 찾아갔는데,

유학을 다녀오라는 명령 아닌 명령을 듣고 

결국 한번도 상상조차 해본적 없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2006년에 묵상했던 이사야 말씀은 그 때 이후로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 계속 구체화되고 있다.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뛰노는 천국의 모습이 이땅에서는 

부유한자와 가난한자, 선진국과 개도국, 영리와 비영리가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모든 객체가 동일하고 동등해지는 것이 아닌,

여전히 이리와 어린양은 각각 존재하지만

그들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라는 것에 지금까지 내 가슴이 뛰게 하고 있다. 


탈북민, 외국인 근로자, 개발도상국 현지 기업가..


이 모든 사람들도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로서 그들의 부족함보다 가치와 가능성에 집중하고

한국의 기업, 정부, 시민사회가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그들을 내가 먼저 이해하고 진심으로 그들을 존중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 연장선 상에서 다시한번 계획에 없던 더 브릿지를 창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기업, 정부, 시민사회와 개발도상국 현지 파트너를 모으는데 

창업 후 6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지난 2020년의 사업들은 15년전 그분이 연변에서 묵상을 통해 보여주셨던

하나님 나라를 실제로 구현하게 되는 의미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코이카 사업으로 이노캠프를 기획하게 되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를 해쳐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온라인으로 해커톤을 진행하게 되면서,

오히려 저 비용효과적이고 개도국 사람들 주도와 수평적 파트너십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개발도상국 현지 사람들은 현지 전문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한국 청년들에게 지역 문제를 제시하며 자문한다.

한국 청년들은 프로그램에 주체로서 

더 브릿지를 발판으로 한국과 개도국을 잇고 현지 문제를 해결한다. 

코이카 현지 사무소는 다양한 지원과 함께 

프로그램 멘토와 평가에 여러 영리기업과 투자자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 


한반도 체인지 메이커 프로그램에서도

탈북민 청년들이 주도해서 북한 현지 문제를 제시하고,

국내 청년들과 팀을 이루어 솔루션을 만들어 간다. 

대형은행과 언론사, 재단이 후원하고,

이를 위해 영리 컨설팅회사의 대북경협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북한 전문가가 함께 한다.   



정부, 영리, 시민사회의 참여.

한국과 개도국 현지인의 수평적 협력.


15년전 꿈꾸게 하셨던 이사야 말씀처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역할의 다름을 존중하고 

수평적 기능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브릿지 역할을 하고자 했던 시간이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위기의 기간에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유학도, 창업도, 작년에 이루어졌던 사업들도

모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에겐 정말 오랜시간의 기도가 응답된 감사하고 가슴벅찬 마일스톤 이었음에도

과중한 업무와 매순간의 긴장감들 때문었는지 작년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감사한 순간보다는 힘들었던 시간들이 먼저 머릿속을 스쳐간다.


이런 역설적 상태와 감정을 경험하며 한편으로 하나님 나라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도적같이 온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축복의 시간도 깨어 기도하며 준비하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고 인식할 수 조차 없다.  


어쩌면 하나님 나라는 무언가 거창하고 대단한 이벤트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매순간 예상치 못하게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작은 모든 것들이 아닐까.


단지, 내가 그것을 분별하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일상의 감사는 나의 참된 주인을 기억할 때만 가능하다. 

일상의 감사가 없다면, 특별한 이벤트는 잘못하면 허상과 자신의 욕망이 되어버린다.

화려함 속에 참된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일상의 감사와 기쁨이 특별한 이벤트보다 더 중요한 이유다.


'천국'이라고 불리는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곳을 의미한다.


작은 하나님 나라를 소박한 일상 속에 경험하고 깨달아 가는 것이

인류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될 예수님의 재림 준비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2021년을 계획하며, 

늦게마나 작년 모든 순간에 나와 함께 하셨고 

지금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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