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티나 예배당
식스티나 예배당
식스티나 예배당. 추측컨대 그림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장소라 믿는다. 잘 알고 있듯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는 곳이다. 식스티나 예배당에 그려진 작품들 중 이 두 작품이 가장 유명하고 그 외 벽에도 세대를 거치면서 많은 작가들의 그림이 그려졌다. 이 예배당은 미술사적 관점에서 보면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이다. 특히 15세기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그림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1473-84에 교황 식스투스 4세의 명령에 의해서 지어졌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식스투스 교황을 위한 사적인 예배당이었다. 그래서 예배당을 들어가려면 현재의 바티칸 박물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처음에는 화려하지 않은 단순한 작은 예배당이었던 것이 1481년을 시작으로 벽면을 모세의 이야기와 예수의 일생으로 장식하기 시작했다.
미켈란젤로는 1508-1512년에 천정에 먼저 그림을 그렸는데, 그 전체 면적이 520 qm나 된다. 하나님의 천지창조 이야기, 노아의 이야기, 유대인의 환난과 극복 이야기, 구약의 선지자들, 고대 예언자들, 예수의 조상들, 총 115명의 거대한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1536-1541년에 완성된 최후의 심판은 총 200 qm의 면적에 39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 제단 벽면에는 이미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미켈란젤로는 그 그림 위에 바로 덪칠해 그렸다. 또 그림 속 인물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넣기도 했다. 1564년 미켈란젤로가 죽기 직전 교황의 명령으로 다니엘 다 볼테라는 나체의 성기를 천으로 덧씌워 그려 넣었다. 현재 그림에서 보게 되는 대부분의 천들이 이때 그려진 것이다.
1994년 4월 8일 천정화와 제단화가 십여 년에 걸친 보수공사를 끝내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그 놀라움이란 엄청났다. 이른바 센세이션을 일으킨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공사 이전까지 보아왔던 그림의 색체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의 먼지와 촛불로 인한 그을음들이 온 벽을 뒤덮어 그림의 원래 색들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천정화의 은은한 색깔은 단지 '그을음이라는 이름의 막'에 불과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켈란젤로의 색깔은 강한 빛의 반사로 인한 번쩍이는 화려한 것이었다.
'새로운 색'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긍정정으로 평가하지는 않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새로 발견된 색채가 너무 밝고 화려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썩 내켜하진 않았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우아하고 무게감이 있던 이 전의 색채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 눈에는 원래의 색채가 너무나 화려해서 경박하게까지 느껴졌다. 이러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 보수공사의 결과물은 미술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일을 해냈다. 어떻게 그렇게 다양하고 화려한 16세기 매너리즘이의 색채가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1512년 미켈란젤로의 천정화가 완성된 후 일반인에게 공개된 순간부터 이 그림은 당대와 이후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자신들의 작업방향을 설정하는데 표본이 되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보수공사 이전과 이후의 색채가 너무나 차이 난다. 단지 그림 위를 덮고 있던 먼지만을 제거했을 뿐인데, 이렇듯 다른 느낌의 그림이 되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더러움'을 제거하기란 결코 간단하진 않았다. 원작의 손실을 최대한으로 막기 위해 물과 특수 제작한 약품을 섞어 스펀지에 적셔서 바로 그림 위를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단순한 이 과정만을 통해서도 원래의 그림 색깔을 거의 완벽하게 재생시킬 수 있었다 한다.
장작 십여 년에 걸친 이 어마어마한 보수공사는 긴 시간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재원도 요구하는 대 사업이었다. 보수공사를 위한 재정은 일본의 한 단체에서 지원을 했는데 이런 이유로 일본의 NHK 방송사에서 이 긴 보수공사의 전 관정을 모두 필름으로 담았고 이곳 독일의 방송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그 덕분에 보수공사 과정을 안방에 앉아서 일부나마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정말 다시없을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