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정원에 물 주기를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언제나처럼 6시 15분 남편이 출근하고, 6시 45분 아이들이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면, 나의 하루 일과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거북이들에게 아침과 물을 주고, 진돗개 촬리의 아침을 챙기고 나면, 정원의 나무들에게도 아침식사로 물을 준다. 앞 정원과 뒷 정원까지 꼼꼼하게 물을 주게 되면 대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물론 물을 주면서 잡초도 뽑게 되니 시간이 그 정도 걸린다. 이렇게 물 주기가 끝나면, 나도 늦은 아침을 먹는다.
나는 이렇게 물 주는 시간이 정말 좋다. 식물 하나하나에 물을 주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살피고, 물을 머금은 파릇파릇한 이파리들을 보는 것이 정말로 좋다. 마치 나의 온몸 구석구석에 생명의 기운이 돌 듯 그렇게 기분이 좋다. 하루 중 유일하게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어 너무나 좋다.
요즘 이것저것, 생각이 많다.
꼭 내고 싶었던 책도 출간이 되었고, 가족들도 다 건강하고 무탈하다. 새로 쓰고 싶은 책을 위한 구상도 다 끝났고, 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이래저래 생각이 많다. 딱 꼬집어 어떤 것이라고 말 하긴 힘들 것 같다. 왠지 모를 막연한, 어떤 불특정 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곧 정리가 되겠지. 그때까지 생각을 더 많이, 더 깊이 해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