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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 Aug 01. 2015

노랗게

성숙에 관하여

대학교 3학년 때 일이에요. 

나는 사람을 엄청 좋아했어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에 치중했었죠. 

너무나도 찾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찾지 못했어요. 

그 사람 때문이 아닌데, 

나 때문도 아닌데 

계속해서 어긋나기만 했어요. 

그때 불현듯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가을이었는데 은행잎이 보였죠.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은 거예요. 

그걸 보고 제 모습 같아보였어요.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떨어져야 할 때를 모르고 

떨어지지 않는구나. 

사랑하는 마음을 접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붙어있고 싶어하는 이 마음.

모두 다 떨쳐버렸어야 했어요. 


근데요. 

지금도 어려워요. 

그 떨어져야만 하는 마음. 

한편으로 애잔하고 가슴 아프죠. 


이렇게 인생은 노랗게 물들어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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