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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 Feb 20. 2020

마음을 비우고 나니 보이는 것들

마음을 비웠더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어떤 것으로 가득 채우고 싶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채우려고 노력했고,

그 채운다는 것을 헛된 욕망으로 가득 채웠다.

꽉꽉 채워야만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아득바득 노력했다.

노력해도 해도 뜻대로 되진 않았고,

나는 삶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화만 나기 시작했다.


그랬을 때, 관점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끝을 향해 항상 달려가고 있는 데,

나는 지금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과정 속에 있음으로,

결과론에 빠져드는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예전에 실장님이 해주던 말씀을 떠올렸다.

카누를 타고 가는데, 배가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깨의 힘을 빼서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깨에 힘을 넣으면 노를 아무리 저어도 

배는 앞으로 가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그 의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였다.


시간이 지나고나니, 그 말이 확 와닿았다.

내가 지금은 취직이 안되고 어렵더라도 

어깨의 힘을 빼고 노를 저어야 한다.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은 해보고 

안되면 안되는 것이고, 되면 되는 것이고,

쉽게 생각해야 한다.

잡고 있다고 해서 그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엔 내 앞에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 사람들은

수많은 파도이므로


제주도에서 바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파도들이 쳐도 바다는 소리가 없었다.

아! 파도들은 어떤 사건이나 사람들을 의미하고

나는 거대한 바다이구나.

그러기 때문에 사실은 다 별거 아닌 일이었다.

별 거 아닌 일들에 대해서 애쓸 필욘없다.

괜찮았다.

나는 그저 바다처럼 묵묵히 살 뿐 그 뿐이다.


회사와 작별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버티지 못한 게 아니었다.

그저 그 회사와 나는 맞지 않았다.

취업시장이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또 하다보면 다 되는 게 세상이다.

그리 마음을 먹으면서 살아야겠다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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