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밀리듯이 쓰는 기분이란 이런 것일까.
오늘도 한꺼번에 몰아 쓰는 오늘의 기분.
미리미리 하는 스타일인 내가 오늘의 기분만큼은
미리미리 하지 못했다.
근데, 미리미리 못하면 좀 어떤가.
지금 쓰면 되지.
나의 요새 기분은 대단히 울적했다.
한 통의 합격 문자와 두 통의 불합격 문자.
면접을 뛰어 받아 든, 총 세 통의 결과 통보
세상이 합격과 불합격 두 갈래로만 되어있지 않은데
왜 합격과 불합격으로 내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지
그건 아마
내가 세상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음은 놓인다.
열심히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치 않고
결국엔 결과론이지만,
이왕 결과가 나왔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될 일이다.
나의 가능성들은 아직도 꿈틀대고
세상이 규정하지 않은, 나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음으로,
그러니까 나는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