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를 보내는 요즘이었다.
외롭기도 하고 한편으론 외롭지 않았다.
난 어떤에 대해서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은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었다.
어떤 이에게는 정든 사람이 떠나는 슬픈 자리이기도 했고 다른 이에게는 무게감이기도 했고 나에게 있어서는 적적함, 헛헛함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어떤이라는 말은 그저, 그냥보다는 크게 다가왔다.
감히 함부로 쓰지 못할 것 같은,
불편함이 드는 동시에
또 그저 그냥을 사용할 수 있는
편안함도 들었다.
사실상 어떤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달린 문제인데, 내 안에 꼬임이 계속 꼬여버려서
머나먼 길을 떠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떤은 하루를 만나 무거워졌다.
하루는 무거운 단어가 아니었는데, 긴 한숨을 몰아치는 노동을 끝내고 난 뒤에는 하루가 종종 길게, 멀게, 무겁게 느껴졌다.
결국엔 어떤 하루는 나에게 있어 버거워졌다.
피곤해졌다.
어느 선배 말마따라 산다는 건 부지기도 피곤함, 그 자체였다.
어떤 하루가 날 기다리고 있는 지는 더는 중요치 않다.
이젠 안다.
계속 반복되는, 쳇바퀴 굴러가는, 어떤 하루
하루는 왜 어떤을 만나 무거워졌는지
아니면 내가 어떤과 하루를 만나게 하여 무겁게 하는 지
중요치않다.
중요한 건 어떤 하루가 더이상의 기대를 하지 않게 한다는 점이다.
슬펐다.
어쩔 수 있겠나,
그게 어떤 하루인데,
오늘도 그 하루가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