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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토끼 Aug 27. 2024

무신사의 대대적 개편, 환영받지 못한 이유는?

우리 무신사 UIUX가 달라졌어요

최근 무신사를 이용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깜짝 놀랐을 수 있다. 최근 무신사가 UI/UX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이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꽤나 부정적이다. 

호오!

기존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갑자기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바뀌었으니, 혼란스러울 법도 하다. 나 역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이 변화를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무신사가 왜 이렇게 과감한 변화를 감행했을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무엇이 바뀌었나요? 


무신사의 새로운 디자인을 간단히 살펴보자. 대대적으로 변경되어 모두 다 살펴볼 수는 없지만, 먼저 비즈니스 변화에 따른 UI/UX 변경 사항을 2가지만 짚어보겠다.



1) 패션 외 스토어의 존재감 확대

패션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뷰티, 키즈 등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는 무신사는 이런 비즈니스 방향에 맞추어, 카테고리별 스토어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메인화면에 들어가자마자 상단 레이어 팝업에서 카테고리별 스토어의 존재를 인지시키기도 하고, 각 스토어는 특성에 맞는 대표 컬러를 사용해서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마켓컬리 > 뷰티컬리 같은 느낌으루다가...


스토어별로 대표 컬러를 두고, 그 외의 기능은 동일하게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런 변경사항은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도, 나같이 직업병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도 납득이 가는 업데이트이다. 




2) 적립금, 포인트 관련 페이지 변경

후기 작성을 통해 적립금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걸로 유명했던 무신사는 최근 적립금 및 포인트 정책을 변경했다. 사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립금을 줄이고 결제금액을 올리는 것이 유리한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UI적으로 후기 작성 유도를 덜 하는 것 같기도(?)...


소비자 관점에서는 아쉽기는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다면 어쩔 수 없는 방침이기 때문에 이 또한 납득이 가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UIUX 변경 내용들이다. 

에..? 에?

당연히 내부 사정이 있을 것이고, 밖에서 보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개 외부인이라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내가 담당하는 프로덕트를 하기 싫은 방향대로 바꾸고 만든 적이 있다.ㅜㅜ)


무신사 직원분들 비난 (절대 X)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내생각은 이런데... (O)



1) 리뷰 UI/UX 변경


무신사라는 서비스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리뷰(후기)가 쇠퇴(?)했다. 기존 후기는 

착용샷이 포함된 스타일 후기
상품 사진 후기
일반 텍스트 후기

이렇게 3가지 분류로 확인이 가능했다. 또한 사진만 모아보는 기능이 있어 후기를 한눈에 살펴보기 편한 UX였다. 


후기 작성을 통한 적립금 정책이 변경되고, 카테고리가 패션뿐 아니라 타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스타일 후기가 사라진 것까지도 OK이다. 그런데 사진 모아보기나, 후기 분류가 모두 없어진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UX라고 생각한다.. 원래 있었는데 너무 많은게 한번에 바뀌다보니 빼먹으신걸까...? 구매할 때 후기를 많이 참고하는 패션 커머스 서비스에서 큰 실수가 아닌가 싶다. 


(참고-지난 글) 이커머스 리뷰 시스템 UX 살펴보기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2) 상품 리스트 UI 변경


상품 리스트에 나오는 정보량, 폰트, 여백 등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폰트의 크기나 스타일이 이전보다 더 복잡해지고, 컬러도 지나치게 다양해져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정보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브랜드명과 할인율, 가격이 모두 굵은 weight로 노출되다 보니 눈이 조금 아프고 가격이 눈에 안 들어오는 것 같다. 상품명은 일반 굵기, 브랜드명은 bold, 할인율과 가격도 bold로 정책을 통일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상품명이 나오지 않고 브랜드명과 가격만 노출되는 부분이 메인에 보여 가독성이 저하됐다.


좋아요 리스트에서도 별점과 좋아요 수를 표시하는 컬러가 빨강, 노랑으로 동시에 강하게 노출되어 너무 복잡하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또한 상품 리스트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텍스트 주변 여백이 줄어들어 답답한 느낌이 생겼다. 버튼에 매우 아슬아슬하게 걸친 텍스트를 보니 뭔가 마음이 불편하달까요...?





3) 장바구니 UX 변경


이건 나 혼자 좋아하던(?) 기능일 수도 있지만, 

장바구니에서 특정 상품을 삭제할 때, 좋아요 리스트에 남겨둘지 재차 확인하는 기능이 있었다. 

이런게 있었드랬죠

이 기능은 장바구니에 담을 만큼 구매의사가 있었던 유저들이니, 좋아요 리스트에 담아놓게 하여 잠재고객으로 유지하려는 의도였다. 이 기능을 개인적으로 이용도 많이 했고, 기획자로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개편 후에는 이 기능이 사라졌다. 실제로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효력이 없어 없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쉽다고 생각한다. 


(참고-지난 글) 장바구니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들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살펴보기)




2. 왜 바뀌었을까요?


이제 "무신사는 대체 왜 이렇게 전면 개편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보자.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1) 비즈니스 확장

앞서 언급했듯, 무신사는 원래 패션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뷰티, 키즈, 부티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확장을 사용자들에게 더 잘 알리고, 각 카테고리 전문관 메뉴를 더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전체 UI/UX를 재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영역들을 강조하고,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2) 시스템 통합 or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비효율 개선 

두 번째로, 무신사의 기술적 업데이트와 시스템 통합이 필요했을 수 있다. 레거시 서비스의 오래된 UI 구조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스택과 디자인 시스템이 필요했을 테니까 말이다. 이번 개편은 이런 기술적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몇 달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PC버전 삭제에 굉장한 반발을 보였었다. 만약 모바일 사용자 비율이 훨씬 높고 PC를 통한 매출데이터가 유의미할 정도로 적다면, 굳이 PC리소스에 모바일과 동일한 리소스를 들여가며 운영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였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효율이라고 판단되었을 수 있다. 


3) 경영진 교체로 인한 내부 변화

마지막으로, 경영진의 교체로 인한 내부 변화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신사에 새로운 CEO 및 임원진이 영입되면서 전체적인 전략이 바뀌었고, 이로 인해 UI/UX 전면 개편이 필요해졌을 수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서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실무자들이 상층부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개편 작업을 진행해야 했을 가능성도 높다. 다들 뭔말인지 아시죠아시죠?





3. 욕을 덜 먹으려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Appstore 리뷰 - 유저들이 정말 뿔이 많이 났어요


그렇다면 무신사는 어떻게 했어야 덜 욕을 먹었을까?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볼 수 있다.


첫째, 사용자 베타 테스트를 활용하는건 어땠을까 싶다. UI/UX를 전면 개편하기 전에 소규모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이 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업데이트가 된지 며칠이 지난 오늘 기준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9월 중으로 하는 것 같긴 하다. (사용자 테스트 관련 자세한 내용은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안내가 있었다!)


둘째, 단계적 변화를 시도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걸 한 번에 바꾸기보다는, 우선 몇 가지 주요 기능이나 화면부터 변경하고, 점차적으로 개편을 진행했더라면 사용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점진적으로, 쪼갤 수 있는 건 쪼개서 배포하는건 어땠을까? 사용자가 많고, 익숙해져있는 사람도 많은 서비스다보니 말이다. 


셋째, 비즈니스 목표와 사용자 경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을 무시한 채 전면적인 개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당장 수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결국 사용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니면 테무같은 서비스들을 보고, 사실 UI나 심미적인 부분은 매출과 성장에 관계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테무 관계자가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죄송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더라면, 무신사의 이번 개편이 조금 더 부드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이렇게 개편을 할 때마다 욕을 먹는 것도, 그만큼 로열티 있는 사용자가 많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애정을 가진 사용자가 없으면 개편을 하든 말든 아무도 관심없을 것이다... 


결국 무신사는 사용자들의 높은 기대와 관심 속에서 성장해온 플랫폼이다. 이러한 애정 어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UI/UX는 단순히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브랜드와 사용자가 소통하는 창구이며, 사용자가 느끼는 만족감과 직결된다. 따라서, 이번 개편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귀담아듣고, 앞으로의 변화에서 사용자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여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플랫폼으로 남았으면 한다. 변화는 늘 필요하지만, 그 변화가 사용자와 함께하는 과정이 되어야만 진정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신사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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