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형마트에서 23년째 일하고 있다. 유통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건 한순간이다. 특히, 이번 AI 매장 방송 자동화 사례는 왜 내가 AI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 점장은 성격이 급하기로 유명하다. 원하는 게 있으면 즉각 실행돼야 하고,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짜증 섞인 말이 날아온다. '아직까지 안 했어요?' 이 한마디면 나도 같이 짜증이 난다. 변명의 여지는 없고, 오직 빨리 해결하는 것만이 짜증나는 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그날도 무전이 울렸다. "지금 행사하는 쌀, 바로 중앙방송 해주세요!" 나는 직원들에게 지시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고민할 겨를도 없이 AI를 활용해 즉시 방송 멘트를 만들기로 했다.
매장 중앙방송은 단순한 안내 방송이 아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행사 상품을 한 번 더 각인시켜 구매로 연결하는 중요한 홍보 수단이다.
그런데 기존 방식대로 방송 멘트를 제작하려면 상품 정보를 정리하고, 멘트를 작성한 후 검토하는 데 평균 20~30분이 걸렸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이번 행사 상품도 마찬가지였다. 이슈 상품이기 때문에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즉시 홍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방송을 통해 한 번 더 인지시키면 매출이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는 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먼저 행사 상품 정보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POP(행사 안내판) 사진을 촬영했다. 기존에는 상품명과 할인율을 일일이 입력했지만, AI는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자동으로 추출해 이를 해결했다.
이번 작업의 핵심은 신속하게 중앙방송을 송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 방송 멘트 패턴을 AI에게 예시로 제공해, AI가 기존 스타일을 빠르게 학습하고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의 관심을 끌고 행동을 유도하는 기존 방식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방송 멘트 작성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나는 AI에게 간단한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국산 브랜드 쌀 10kg 할인 행사를 홍보할 매장 방송 멘트를 작성해 줘. 고객이 관심을 가지도록 생동감 있게 표현해 줘.
불과 몇 초 만에 AI는 방송 멘트를 생성했고,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멘트가 완성됐다. 기존 20~30분 걸리던 멘트 작성 과정을 단 5초로 줄일 수 있었다.
AI가 생성한 멘트를 점검하고 최소한의 수정만 거쳐 방송 시스템에 등록했다. 기존 30분 정도 걸리던 과정을 10분 내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단 10분 만에 행사 방송이 송출되었고, 긴급한 상황에서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제는 긴급한 행사도 빠르게 방송할 수 있다.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멘트를 수정하고, 더 효과적인 홍보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더 전략적인 매장 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우리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AI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업무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AI를 통해 어디까지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업무 방식은 변화하고 있으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고,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결국, 기술을 도구로 삼아 업무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는 것이야말로 AI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