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까지 수련하면 총 50번 검도장에 나간 게 된다. 약 3개월간의 변화만 놓고 보자면 다이어터로서 몸무게 3kg 감량에 성공했고(그전부터 해온 식단 관리와 함께) 검도 초보자로서는 5급 심사를 마무리했다. 빠른 동작, 발 구름, 작은 동작 등 단계별 진도를 나갈 때마다 버벅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반복 학습의 결과, 조금씩 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제 겨우 3개월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경력직에게도 3개월의 수습 기간을 적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못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기간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렇다는 거고, 그 당시에는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을 뿐.
여기까지 8월 31일 오전의 일지.
그리고 50번째 수련 날, 호구를 입었다. 드디어 '호구일지' 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첫 착용 소감은..., 굳이 길게 말하기 애매할 정도로 특별한 것은 없다(그렇지만 기념 사진은 찍었다). 이날 이후로도 한두 차례 호구를 착용했다. 호구를 구입한 건 아니고 도장에 비치된 걸로 그때그때 쓴다. 다만 호구를 쓰면 뭐가 달라지는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수련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랑가. 다른 사람과 대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뭐, 다니다 보면 알게 되겠지.
일주일에 서너 번씩 함께 운동하는 10여 명의 사람들. 늘상 마주하던 얼굴이 안 보이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진다. 3개월은 회사나 도장이나 고비인 것인지, 근래 들어 결석율이 높아졌다. 특히 초보자 비율이 급락하면서, 꾸준히 나오는 동기 수련생들에게 많이 기대고 있다. ^.^ 부디 결석하지 말라고 은근한 압박도 넣는 중이다.
초반보다 개인 수련 시간이 늘어 초보자들끼리 으쌰으쌰하고 있는데 자주 지적 받는 것들을 상기하면서 연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상체는 자꾸 뒤로 빠지려 하고, 발구르기와 후리기 박자도 어렵다. 그렇지만 하다 보면 늘겠지, 뭐.
더이상 쓸 말이 없는 9월 8일자 호구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