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와 연애운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지~", 외할머니의 통화는 대체로 이렇게 끝나곤 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얼마 전부터는 "괜히 이상한 사람 만나지 말고, 남자 조심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할머니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왠지 찝찝했다. 살면서 할머니에게 처음 듣는 말이기 때문. 할머니가 철학관(?)에서 보고 온 다른 가족의 운세를 들은 다음이어서였을까? 철학관에서 내 연애운을 좋지 않게 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을 좋아하던 시절, 나에게 늘~ 남자가 있다고 말하던 곳과 같은 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매우 헛다리를 짚은 듯하다. 아무래도 남성 비율이 높은 검도장에서 서로 맞고 때리면서 운동하다 보니, 점괘가 안 좋게 나온 게 아닐까^.^(넝담)
#가훈과 검도
초등학교 과제로 제출하곤 했던 우리집 가훈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다. 이는 생각보다 내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검도장에서 사람을 대할 때도 조급해질 때가 종종 있다. '대련한다 vs 하지 않는다', 이 한 가지만 놓고 본다면 후자의 운동을 선택하고 싶었다. 같은 성장 배경을 지닌 혈육이 학창 시절 해동 검도를 배운 이유도 앞서 언급한 기준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됐다. 대련을 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검도를 대하는 (구구절절 나열하기 애매할 정도로) 복잡한 심경은 미뤄 두고, 우선은 살짝 닫힌 마음을 다시금 열어보기로 했다. "배때지에 기합 꽉꽉 채우고 살어"라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다이어트와 검도
지난해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가장 와 닿았던 말은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라는 말이었다. 당장 눈앞에 놓인 여름을 위한 몸매 관리가 아니라, 향후 몇 년을 내다보고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 마찬가지로 검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이 다르듯이, 몇 개월 후에는 또 달라져 있을 것인데…, 그럴 것이라고 관장님이 말씀해주시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 당장 어렵다는 사실에만 마음이 쏠렸다. 검생(?)도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겠지. 암, 그렇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