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물리치료사가 되었을까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갔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어머니는 배드민턴을 가르치신다. 그 당시엔 여러 초등학교, 스포츠 센터에서 수업을 했다. 심지어 저녁에는 배드민턴 동호인 레슨까지 하셨다. 그렇게 하루종일 배드민턴 라켓을 놓을 일이 없던터라 항상 어깨를 부여잡고 잠에 드셨다. 상태가 너무 심해져서 결국 수술을 하게 됐다.


수술을 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었다. 몇 주간 어깨 보호대를 착용하고 아예 고정을 해야한다. 그래서 내가 수업을 따라가면서 대신 어머니의 팔이 되기로 했다.


보호대를 풀고 나서도 문제가 있었다. 어깨가 굳어서 아예 올라가질 않았다. 그래서 병원에서 재활을 받았고 집에서는 병원에서 가져온 재활 운동 유인물을 보면서 내가 스트레칭을 해줬다. 그때 엄마는 엄청 아파했고 우울해했다.


다행히 재활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어머니는 그 당시 치료를 해줬던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박카스 한 상자를 찾아가서 드렸다.


나는 이 당시에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건강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건 너무나 심각한 문제구나.'


통증은 당연하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따라온다.

또, '다시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지금 당장 '머리 감기,옷 입기, 밥 먹기' 이런 당연하게 해왔던 일들을 한순간에 하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다루는 직업이 물리치료사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내가 수능을 보고 어느 과에 진학할지 고민할 때,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보건계열은 어떠니? 물리치료사나 방사선사는 취업 걱정이 없다던데"


‘물리치료’라는 단어를 본 순간, 어머니의 재활 시절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물리치료사가 되면 정말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겠구나.


그렇게 나는 물리치료학과에 진학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미 물리치료가 가진 가치와 의미를 경험해봤다.

누군가가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일,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일이라는 걸.


지금도 환자분 한 분, 한 분을 마주할 때마다 10년 전 어머니가 어깨를 아파하시던 그때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