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는 놈
'이번 학기, 그냥 내가 1등 할게'
참 재수가 없다. 내가 학생 때 했던 말들을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책을 읽으면 철석같이 믿었다. 어느 날 '시크릿'을 읽었다. 'R=VD' 또는 '끌어당김의 법칙'
(내가 생생하게 꿈을 꾸면 그게 현실이 된다는 내용)
책에서 말하길,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미 이룬 것처럼 살면 결국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땐 이걸 진심으로 믿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1학년 1학기에 아직 시험을 보지도 않았지만 그냥 과탑처럼 살기로 혼자 정했다.
신기하게도 말과 행동이 달라졌다. 수업은 항상 맨 앞에서 들었고, 교수님 질문에 대답하는 게 재밌었다.
동기들이 이해 못 하면 알려주는 게 재밌었다.
겸손은 집어치웠다. 잘한다고 칭찬받으면, '응 맞아 나 좀 잘해 이거' 칭찬을 넙죽 받았다. '에이 아니야, 나도 별로 못해' 이런 말을 하면 정말 현실이 되어버릴까 봐. 그냥 재수 없이 잘하는 애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첫 학기 성적을 확인했다.
'어 진짜 나 1등이네.' 그럴 줄 알았는데도, 막상 진짜 되니까 기분이 좋았다. 살면서 공부로 1등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게 되네.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된 경험이었다. 그 뒤로 내가 노력하고 잘 준비하면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자신감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끌어당김의 법칙' 덕분에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법칙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에 생긴 '자기 효능감'과 '성장 마인드셋' 덕분이라는 걸 안다.
나 자신을 정말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더 공부하고 채우면 결국 해낼 수 있다 걸 깨달았다.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 항상 스스로한테 말한다.
아직 많이 안 해본 거지, 내가 못하는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