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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에 가기로 했다.

by 키메

일본에 못 가본 사람은 나 밖에 없나 봐.


일본여행이라.. 너무나 많이들 다녀왔고, 가고 있는 중이며, 갈 예정인 분들이 많다. 사실 나는 해외여행을 그리 자주 다녀보지 못했기 때문에 마냥 부럽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창 여기저기 보이는 일본 여행 글에 '이젠, 나도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에 처음 일본을 가보기로 한 게 1년 전이다. 그렇게 1년 동안 나는 일본출입국 도장을 5번 받았다. 누군가와 시간을 맞추고 같이 하는 게 더 불편한 나에게 해외여행도 언제나 혼자다. 중국을 혼자 다녀온 것처럼, 일본은 중국보다 더 쉽다는 얘기에 일본여행을 홀로 떠나보기로 작정했다.


가장 먼저 홀로 다녀온 곳은 후쿠오카로 인근 소도시로 가볼 수 있는 유후인과 벳푸를 다녀오며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다음 달에는 오사카와 교토인근을 다녀왔었다. 사람들이 추천하는 여행지는 언제나 다들 만족스러웠고, 조금은 거리감 느껴지는 깔끔한 느낌의 일본이 홀로 여행하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또 계획하고 있으며, 또 일본을 다녀올 예정이다. 여전히 넓은 일본은 가볼 곳이 많았고,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 나에게 선택지는 단 하나, 어디를 먼저 갈 것인가? 그게 가장 고민스러웠다. 어딜 가도 다들 좋을 것 같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다음 여행지로 어디를 가야 할까?


사람들에게 여행지로 손꼽히는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와 오사카를 다녀왔으니, 역시나 가장 유명하고 수도인 도쿄를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후쿠오카를 가족과 함께 다녀오면서 우리는 후쿠오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여행이었고,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그래도 일본의 중심인 도쿄를 가보자는 말에, 도쿄는 가족여행지로 남겨두기로 했다. 물론 홀로 갈 때와 둘이서 갈 때, 가족이 함께 갈 때는 느낌이 다르지만, 우선은 도쿄를 한 번쯤 가게 될 예정이라면, 다른 여행지로 가보고 싶은 장소를 찾기로 했다.




나는 무슨 여행을 좋아할까?


사실 이건 국내여행을 다니면서도 항상 하는 고민이다. 사실 나는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쇼핑을 해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며, 사진을 담을 수 있는 sns의 핫플을 찾아가는 등 무언가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게 나의 여행의 특징이기에, 그냥 어디에 떨어뜨려놔도 그냥 무작정 걷기만 잘하는 1인이다.

걷다가 보이면 들어가 보고, 또 예뻐 보이면 두리번 하며, 목적지를 걷다가 우연히 어떤 장소가 생기면 그곳을 둘러보는.. 평범한 일상 속의 산책 같은 조용한 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목적성이 있어서 보는 것보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 동네를 걸으며 이 동네의 담장은.. 길거리는.. 사람들은.. 가게들은... 그저 그렇게 보이는 일상의 풍경이 들어오는 여행이 좋다.

일본의 후쿠오카는 참 좋았지만, 사실 쇼핑을 그리 목적성 있게 가려고 했던 게 아니라서 중심부보다는 외곽에 풍경 좋은 벳푸가 나에겐 더 잘 맞았다. 조용하면서도 바다도 이뻐서 산책길에 가만히 앉아 바다만 보고 있어도 왠지 미소가 지어지는 장소였기에, 일본을 웬만큼 다 돌아볼 때쯤에는 벳푸를 포함한 마음에 드는 동네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보는 게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다카마쓰로 가는 이유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공간이 멋진 건물과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대도시보다는 소도시가 맞는 듯 하고, 시끄러움과 핫플 보다는 여유로운 자연의 녹지가 가득한 곳이 좋다. 그래서 소도시여행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로 점점 좁혀졌다. 자전거 타기에도 좋은 소도시라고 소문난 동네 다카마쓰, 그리고 그곳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안도다다오 그리고 쿠사마야요이 작품 호박이 있는 나오시마섬을 만나보기로 했다.

길거리를 구경하며 다카마쓰 동네를 걷고, 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여행이라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여행 후에는 왜 다카마쓰를 소도시라 부르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여행이 되었지만, 결론은 한 번쯤은 가볼 만한 도시였다는 것이다.


조금은 여유롭게, 바다 보며, 동네산책 하고 그리고 작품도 볼 수 있는 여행이라면, 혼자서 3박 4일도 좋겠지?라는 생각에 나는 다카마쓰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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