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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DAY1. 집미학촌 산책하기

by 키메

걷고 또 걸었다. 샤먼 집미학촌 용주지에서 너무나 오랜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었는데, 시간은 벌써 저녁을 향해가고 있었다. 샤먼에 처음에 도착해서 뭔가 멍했던 시간들이 점점 자리를 잡는 듯 호텔에 짐을 풀고 집미학촌 지하철 역에 내려 조금 걷다 보니 드디어 내가 중국에 왔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언제나 그곳에 자리하게 되면, 그 도착한 안도감이 들지만, 갑작스레 한국에서 중국으로 온 듯한 뭔가 이질적인 느낌은 그제야 조금 사라지는 듯했다.

용주지에서 가만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혼자 왔던 탓에 나 홀로 사진 찍기 기술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내가 사용하는 삼성 z플립6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셀카모드가 생겨, 뭔가 다리는 더 길게, 렌즈성능도 더 향상되어 왠지 타인이 담아준 것 같은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재미있었다.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혼자 서서 사진을 담아낸 용주지를 돌아보고, 이제는 조금 걸어봐야겠다 싶어 용주지를 중심으로 집미학촌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입구를 찾지 못해 인증샷은 찍지 못했지만, 가는 길 내내 이색적인 건물로 구성된 집미학촌의 학교들을 구경하며, 여전히 이 학교들이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뭔가 전시공간으로만 사용될 것 같은 역사에 담긴 건물의 느낌이었는데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니! 상하이 근대건축물에 내가 숙박을 했던 것처럼, 중국의 건물들은 그냥 그대로 쉬어가는 경우가 없었다.

어디든 사람의 손길이 바르게 닿는 곳은 더욱 오래가고 유용하다. 오히려 그런 올바른 사용이 이곳의 모든 학교 건물들의 수명을 늘려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1. 자전거 이용도 좋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사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왠지 또 내리고 사진을 찍고 셀카를 찍기 위해 한 곳에 정차를 하고 그게 다녀보니 더욱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처럼 뭔가 기록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 분들이 아니라, 단지 이곳을 여행하며 기억 속에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자전거를 이용하면 더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자전거는 용주지로 가기 전 지하철역과 용주지 사이 고가 아래에 보면 일렬로 가득 서 있어서, 어느 곳에서든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이용해 공공자전거를 이용하실 수 있다.






2. 용주지에서 시작하기.



용주지를 한번 둘러보고 난 다음 이제는 용주지를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너무나 멋있게 자리한 건축물과, 반대편에 위치한 야자수가 가득한 도롯가를 따라 거닐어 보려는 마음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오원과 가경공원으로 일찍 가기 위해서는 건물이 있는 방향이 아닌 야자수가 있는 방향으로 가면 조금 더 빠르게 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건물들이 있는 모습들과 중간에 쉬어가는 누각이 보여 그곳을 돌아보고 싶어 학교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내가 시작한 루트는 용주지에서 가경공원 방향이 아닌 집미학촌 방향으로 용주지를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그렇게 용주지를 따라 걷다가, 가경공원 방향을 한 바퀴를 돌아 나왔는데, 그냥 걷기만 해도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다. 생각보다 너무나 넓었고, 무더웠으며, 사진 찍을 곳도 볼거리가 많았던 여행지.

나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샤먼 여행지라면 지메이학촌을 꼽고 싶을 정도였다.






3. 집미학촌의 학교건물



용주지에서 학교건물이 보이는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지하철역 인근에 십리장제로 가는 길과, 용주지까지 오는 구역에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터라. 학교건물 쪽으로 이동하자 넓은 산책로와 사람들이 조금은 줄어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화교대학과 집미대학 그리고 집미중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도남루, 남훈루 등 중국과 서양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담은 이국적인 샤먼의 학교건물들을 둘러볼 수 있다.

학교는 개방하지 않는 날이라 따로 들어가서 둘러볼 수 없었지만, 외부에서만 보더라도 이색적인 건축양식을 가진 학교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랜 역사와 시간을 보낸 건물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걷는 내내 만나는 건축물과 보행로는 정말 쾌적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4. 처음 보는 나무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샤먼에서는 야자수 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도로가에 있는 수목이 야자수일 만큼 굉장히 일반적인 나무였다. 내가 신기했던 나무는 굉장히 뿌리가 여러 가닥이 섞여 있는 거대한 나무였는데, 사실 식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식물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우리나라 느티나무 같이 둘레가 크고 나무가 둥글둥글하면서도 울창한 느낌을 주는 이 나무가 무더운 날씨에 뿌려지는 물을 맞으며 서 있던 모습이 정말 어떤 신비로운 만화책에 나오는 듯한 풍경이라 참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샤먼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모습이었겠지만, 처음 보는 나에게는 너무나 신기해서 사진으로도 남겨두었다.







5. 자유로운 스탠드



용주지를 시작으로 가경공원으로 가는 길에, 중학교 건물로 사용되는 건물 아래 높은 스탠드를 하나 만난다. 왠지 무덥고, 여태 걷기 힘들었던 나를 쉬어가라고 하는 듯 그늘에 높은 계단으로 이루어진 스탠드는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매력이 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가경공원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앞에 편의점과 카페가 있으니 얼른 시원한 음료를 마시러 조금 더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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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주지 앞의 자전거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나 좋았던 첫날이었다. 습한 느낌은 있었지만, 너무나 쨍한 햇살에 습함이 더 가려지는 듯한 날씨였던 터라, 해를 가릴 수 있는 모자나 선글라스 하나만 있다면, 조금 바깥에 있어도 찝찝함은 전혀 없었다. 자전거는 곳곳에 많이 세워져 있다. 공용자전거로 위챗, 알리페이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 용주지부터 집미학촌의 곳곳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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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미학교


용주지를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있는 집미학촌, 여러 학교들이 위치하고 있다. 많은 학교들이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곳이고 오픈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외관만 잠시 둘러보고 갈 수 있다. 코너를 중심으로 중학교와 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었다.







▶ 샤먼에서 만나는 용수나무


여기 와서 놀라웠던 건 나무였다. 야자수 나무는 당연히 많았고, 곳곳에 이렇게 생긴 나무가 있다. 유독 산책로가 있는 공원이나 구랑위, 그리고 사람들이 쉬어가는 풍경 좋은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처음에 볼 때에는 꽤나 놀라웠다. 무성한 나뭇잎과 달리 뿌리가 너무나 많이 나뉘어 있는 나무라니. 습한 날씨에 지치지 않게 나무에는 꾸준히 물이 뿌려지고 있다.





▶ 오원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스탠드


너무나 자유로워 보였다. 누구나 높고 넓은 그늘 아래에서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층층이 올라가는 스탠드이다 보니 원하는 곳에 앉아 내가 원하는 눈높이의 뷰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중국에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집미학촌 역시 거리가 짧지 않아서 역에서부터 이동할 때 자전거를 대여해 달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무더운 샤먼 날씨에 잠시 앉아 풍경 내려다보며 쉬어가는 시간을 주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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