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스시 셰프로, 마리화나 공장 직원으로..

by 아이리스 J

한국에서 대기업을 다니던 시절,
내가 훗날 캐나다에서 스시를 만들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더 나아가
마리화나 공장에 출근하는 날이 올 거라는 건
꿈도 꿔보지 않았다.


이민은 늘 “새로운 기회”라는 말로 포장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면
그건 기회라기보다 닥친 현실이었다.
아이 둘을 낳고 키우는 동안
나는 회사 경력보다 육아에 더 능숙해졌고,
이력서에는 넣을 것이 없는 공백만 늘어갔다.


그러다 어쩌다, 정말 어쩌다
스시 셰프가 되었다.
어릴 적 충청북도에서 자라 생선도 자주 먹지 않았고

생선을 만져보지도 않았던 내가

사시미 칼을 잡고 연어 반마리를 해체하며

회 뜨는 법을 배우고 스시와 마끼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일이 능숙해졌을 즈음 나는 스시 셰프 일을 접고

잠시 쉬다가

다음으로 마리화나 공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얻게 된다.


이 책은
성공한 이민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한국을 떠나온 이민자로서

새로운 낯선 나라에서 일하며 겪은
조금은 웃기고, 때론 당황스럽기도 했던
나의 직장 생활기다.


이 글을 읽으며 이민자로 살면서 공감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커리어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내 인생 왜 이러지?” 싶은 분들에게
“인생은 누구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구나” 하고
잠깐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나는 캐나다에서 우연히 이런 직장 경험을 하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의 삶은 배움의 연속이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

이제부터 나의 기록을 시작한다.


첫편은 나의 스시 셰프로의 출발을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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