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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노 Mar 03. 2022

너에게는 몇 번의 봄이 남았을까.

마루 이야기

문득문득, 마루가 멍하니 멈춰있는 순간이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케이지에 들어가 있는 시간도 부쩍 늘었다. 자꾸자꾸 잠이 오는 걸까.

몇 달 전부터는 내가 외출만 하면, 짧은 외출임에도 화장실에 소변을 본다. 엄마가 없어서 불안한 걸까.     


이 모든 것들이 마루의 노화를 보여주는 것만 같아 갑자기 조바심이 났다.

눈물이 나는 것을 꾹 참고 마루에게 말해주었다.

끝까지 행복하게 함께하자고.     


봄이 오려나보다.

대형견은 수명이 짧다 하는데, 8살인 마루가 몇 번의 봄을 더 맞을 수 있을까.

이 따스한 봄 햇살로 꾹꾹 마사지받을 수 있게 복숭아밭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 달콤한 바람 냄새로 흠뻑 샤워할 수 있게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오늘 마루는 그렇게 세 번이나 산책을 했다.

이 봄, 시간을 멈춰 간직하고 싶다.     




너와 함께 한 봄을 세어보다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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