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들기름~

2025_JINZAKA_그림일기장

by JINZ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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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6일 금요일 / 날씨: 맑음


제 목: 나야, 들기름~




얼마 전 유튜브 *션과 함께 채널에서 정은표 배우와 그의 아들 지웅 군이 나온 쇼츠를 봤다.


수험생활 중인 아들의 피곤함을 덜어주기 위해 드라이브를 권유했고, 그 뒤로 부자는 남은 수능 100일 동안 자유로를 드라이브했다고 한다. 대학교 합격 후 지웅 군은 대학을 포기하지 않는 힘이 되었던 건 아버지와의 드라이브였다고 소회를 밝히며 아버지께 드리는 헌정곡인 <자유로>라는 곡을 만들었다며 소개해 주었다.


77번 버스.


나에겐 77번 버스가 그런 존재였다.

평일 저녁에 버스를 타면 종점인 신촌역까지 과속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승객이 없어서 기사님과 나 이렇게 둘뿐인 날은 나의 존재를 잊으셨는지 더 격하게 밟아주신 덕에 조금 있으면 하늘로 날아가겠는데 싶었다.


기사님과 나.

달빛이 유난히 밝은 밤.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거칠게 들어오는 바람.

맨 뒷자리에 앉으면 울음이 날 것 같은 무서운 SPEED.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며 신촌역에 도착하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었다.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방치된 고3이었던 나는

지웅 군처럼 받아보지 못한 부모의 사랑이 부러워서 내가 지금 20대라면 아마 원망의 원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부모가 남들과 똑같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건, 어쩌면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힘든 수험생활에 드라이브 시켜주는 77번 버스기사님이 있었다.


이것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잘 생각해 보면,

나의 결핍과 원망의 자리를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다른 결의 따뜻함으로 채워놓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참고: MBC-뉴스데스크

7월1일 부터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 완전히 변경 [김희웅] 입력 2004-06-30 | 수정 200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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