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無

2025_JINZAKA_그림일기장

by JINZ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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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7일 수요일 / 날씨: 폭염


제 목: 空≠無




어느 날 Ⓑ와의 대화.


Ⓑ: (그림을 보며) “너무 휑한데?”

나: “뭐가?”

Ⓑ: “너무 여백이 많잖아.”

나: “아... 그건 無가 아니라 空 이야.” *無(없을:무) / 空(빌:공)

Ⓑ: “네?”

나: “없는 게 아니고, 여백으로 채워진 거야.”

Ⓑ: “...?”

나: “예전에 나한테 디제잉 배웠을 때 생각나?”

Ⓑ: “아뉘?”

나: (이시끼가...) “그때 내가 비어있는 음에도 박자가 있다고 했던 거. 공박도 박자라고...”

Ⓑ: “그래?”

나: “그래. 그것처럼 空은 無가 아니라고.”


(몇 분 뒤)


Ⓑ: “야! 사전에서는 空의 유의어가 無로 나오는데?”

나: “그걸 또 찾아봤냐?”

Ⓑ: “어!”

나: “나는 반의어라고 생각해. 空은 존재할 수 있지만, 無는 정말 말 그대로 없음이야.

나: “게다가 사전이잖아. 사전은 시, 철학과는 거리가 멀지...”

Ⓑ: “아... 넌 진짜... 와우... 철학적이다...”

나: “칭찬이지?”

Ⓑ: “어!”

나: (소리 안 내고 입만 뻥긋거리며) “Thank you.”

Ⓑ: “???”

나: “空 적 느낌으로 대답해 봄.”

Ⓑ: “미친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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