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_JINZAKA_그림일기장
2025년 8월 19일 화요일 / 날씨: 폭염
제 목: 피카소와 검은 모리메코
얼마 전 피카소가 꿈에 나왔다.
시간은 오전인지 밝은 빛과 안개가 은은하게 퍼진 어느 다이닝룸에서 식은 커피를 앞에 두고
나에게 약간은 심각한 표정으로 잔소리 비슷하게 무언가를 조언하였다. 나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본인의 스승이라면서 소개해 준 전신이 검은 노파가 나에게 말을 했지만
이 또한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름을 모리메코? 뮬리메코? 라고 했고, 난 잠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잠결에 휴대폰으로 모리메코, 뮬리메코를 검색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난 다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시간은 아직 새벽이었다.
답답하고 습한 오전의 분위기와, 피카소의 심각한 표정, 그리고 검은 모리메코.
다시 아침이 되었고 잠에서 깬 나는 가늘고 기다란 응가를 달고 다니는 금붕어 마냥
세 가지 잔상을 머릿속에 하루 종일 달고 다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3분 정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 날 좀 도와주시려나 보다.”(ㅋㅋㅋ)
당장 로또를 구매했다. 결과는 꽝이었다.
그렇다. 나는 썩었다. 3분 초 단기로 고민한 결과는 뻔했다.
근 몇 년간 피카소에 대해 검색한 이력이 없었으나 꿈을 핑계 삼아 검색해 봤다.
그의 전기를 살펴보며 두 가지 확실하게 느낀 건 모리메코는 피카소의 아버지인 블라스코가 아니었나 싶다. 아버지가 그의 첫 스승이었으니까. 게다가 어쩐지 이름도 비슷한 것 같고…….
그렇다면 두 번째로 확실한 또 한 가지는 피카소는 하늘에서 지금 아버지와 함께 있나 보다.
한 번 더 나와 주시면 좋겠는데 지난번 고흐 삼촌 꿈꿨을 때도 그렇고 꼭 이렇게 염원하면 두 번은 등장하지 않으시더라 ……. 그래도 하늘에서 아버지를 만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안부를 전해주신 것 같다고 생각하니 알아듣지 못한 잔소리의 답답한 마음은 조금 누그러졌다.
자, 이제 어떤 잔소리였을지 30분 정도 깊게 생각해 보자.
-이미지 참고:
Pablo Picasso shot by Robert Doisneau, circa 1952.
게르니카 (Guernica, 1937, Pablo Picasso, Museo Reina Sofía, Madrid) 의 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