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어릴 적에
프로게이머로 활동했었다.
지금처럼 프로게이머가
스포츠 선수들처럼 각광받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그때는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
게임 대회를 나갔었다.
지금은 민속놀이로 취급되는(?)
스타크래프트를
주 종목으로 했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시리즈가
계속 새로 나오고
최전성기가 지나면서
짝꿍은 20대 초에는
감독을 하기도 했었다고 했다.
감독을 해봤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짝꿍은 교사가 된 이후에
의외의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훈련시켜서
피구, 카바디로 대회에 나가고
상도 타오곤 했다.
교장선생님이 말려도
굳이 굳이 아이들이랑 훈련했다.
급식실에서
기질이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너 내 동료가 돼라! “고 말하는 원피스의 루피처럼
"너 선수되어 볼래?"라며
선수로 발탁하기도 한다고 했다.
남편은 주로 고학년을 하기에
그럴 거면 차라리
남편이 제일 잘하는 게임으로
동아리나 방과 후 학교 강좌를 만들어서
같이 대회에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애들이랑은 좀 그래.
전직 프로게이머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무슨 게임이든 보통 이상으로 잘하는 걸
알고 있어서 아까웠다.
제일 잘하는 분야인데...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들도
반에 분명 있을 것이었다.
요즘에 게임을 스포츠로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고,
게임 학원 다니는 아이들도 많대.
그랬더니 남편이 딱 잘라서 말했다.
애들은 게임보다는 몸을 움직여야 해.
남편은 어린 시절에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일로서 게임도 해보았다.
그리고 어른이 된 이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사로서도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애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는 하는 건 심장한테 뛰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거야.
야누스 코르착
내가 남편처럼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전략적으로 가르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활동에 대해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새들은 날아다니고,
물고기는 헤엄을 치고,
아이들은 놀이를 한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독서 교육을 강조하고
복도에서 뛰지 말라고 하기 전에
얼마나 뛸 수 있는 시간을 주었는지
생각해 봐야겠다.
번외.
선수 생활을 했던 남편이 말해줬는데,
그냥 게임을 할 때랑 다르게
게임이 일이 되면 별로 재미가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