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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늘 떨린다.

시작이 기쁘기만 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기쁨도 있지만 떨리고 두려운 것도 시작이다.

그래서 씩씩하게 시작하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다른 날보다는 긴장도 되고 불편한 날일 거라고 말해주었다. 첫째는 중3, 둘째는 중1 입학을 했다.


스타킹을 신고 교복치마를 입은 스스로의 모습이 낯설어 자꾸만 몸을 웅크리고 숨는다.

겉으로 내보이고 싶은 아이가 있는 반면 드러내지 않고 싶어 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둘째 아이는 그렇게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등교를 했고

조금은 더 긴장하며 친구들을 탐색했을 것이고

나름 씩씩한 척 연기도 했을 것이다.

담임선생님 말에 귀를 쫑긋하고 집중하고 놓치는 것은 없을지 부쩍 더 신경 쓰는 날이었을 것이다.

추운 날에 눈까지 더해져 스타킹 신은 다리가 꽁꽁 얼어 들어왔다.

꼭 안아주니 아이가 웃는다.


말로는 내일 학교 못 가겠다!! 하지만 목소리를 듣고 표정을 보니 꽤나 괜찮았던 하루 같다.


긴장의 하루가 지나면 조금 덜 긴장되는 다음 날이 오고

시간이 더 지나면 처음보다 수월해질 날도 온다는 것.

그렇게 행복이 조금씩 쌓여나간다는 걸 아이도 알고 있을 것이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그러니 그 불편한 감정도 괜찮다.


누군가의 긴장됐을 첫날!

언젠가는 "아.. 그랬었지.." 떠올릴 첫날.


큰 아이도 작은아이도 모두 수고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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