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평생 20대일 수는 없으니까

수영을 배운다.

같은 레인 한 분이 쌍꺼풀 수술과 지방재배치 수술을 하고 오셨다.

그리고는 어차피 하게 되니 하려면 일찍 하는 게 낫다고 하신다. 일종의 설득인가 권유인가.


난 선이 얇은 얼굴이다. 그래서 밋밋하고 심심하다.

쌍꺼풀 수술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무서워서 예치금만 날리고 결국 수술을 못했다. 내 얼굴에 두꺼운 쌍꺼풀은 어떤 모습일지 사실 상상이 잘 안 된다.


피부가 조금씩 처질 것이다.

눈두덩이가 처질 것이다.

눈이 점점 작아지게 될 것이다.


처지고 작아지고 쪼그라든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마음이 건포도처럼 옴츠라들었다.


미용실 예약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 앉아있을 2시간이 괜히 아까워 결국 다른 것을 하고야 마는 나는 아마 언젠가 주름도 더 가득하고 흰머리도 더 가득하고..

말 그대로 처지고 작아지고 쪼그라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겠는가.

20대의 풋풋함으로 평생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목구비도 내 얼굴에서 제 역할 다하느라 고생했고 또 나이 들어간다.


미용실 예약버튼을 끄고 드라이를 한 번 하니

아직 몇 달은 또.. 더 버틸만한 것 같기도 하다.


한없이 작아져도 귀여운 호호아줌마 같이 나이 들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작은 늘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