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방학 동안 학원이며 숙제며 열심히 달렸다.
여름 여행 후 바쁜 아이들 일정 때문에 어디 맘 놓고 여행도 못 간 겨울방학이다.
각자 역할에 최대한 충실했는데 남편은 회사와 퇴근 후 운동, 아이들은 숙제와 학원/공부, 나는 일과 집밥 케어.
정말 노력한 방학이다.
아이는 학원에서 오면 씻고 그다음 학원 숙제를 마무리하러 들어갔다. 새벽까지 나오지 않고 숙제며 모의고사를 풀기도 했다.
입에 얼음을 넣으러 잠깐 나올 때 나는 반가워 아이를 부르고, 아이는 악! 할 것 많다고 소리를 지르며 들어간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녀들..
그래도 잘 웃고 잘 안기는 아이들 표정이
어두워 보일 때가 있다. 힘든 거다. 지친 거다.
어제도 늦게 집에 도착해 다시 터덜터덜 책상에 앉아 숙제를 펴고 한숨 쉬는 아이였다.
" 에이! 내일 하루 쉬자!" 제안했다.
".... 아니야. 가야지."
하루 안 가면 쌓이는 분량이 걱정된다는 아이한테
하루 푹 쉬고 조금 충전하자고 설득했다.
학원을 하루 쉬자고 설득하는 엄마라니.. 이래도 되나 싶지만 하루 휴식이 아이에게 절실할 때도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아이는 늦은 저녁 숙제를 과감히 덮고!
밤늦까지 나랑 밀린 수다를 떨고!
휴대폰을 하기도 하며!
깔깔거리다
오늘 늦잠을 행복하게 잤고
일어나 뒹굴뒹굴하며 오후를 보내다가 저녁, 빔프로젝터를 쏴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뺑뺑이 돌며 공부만 하는 삶은
우울하다.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늦게 일어나 차려주는 밥 맛있게 먹고 오전 옷 그대로, 저녁까지 뒹굴뒹굴하는 아이.
하루, 하루라도 충분히 너른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