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생의 일과 학업을 병행한 고군분투기
내가 다니는 보스턴 대학교는 1년간 학비가 약 6만 3천 달러, 한화로 계산하면 약 8600만원이다.
그러다 학교를 다닌지 2년만에 코로나가 터졌고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부모님의 사업 매출이 약 80프로 감소했다. 딸 하나 졸업 시키려다 온 집안 식구들이 다 길거리로 내몰리기 직전인 상황이었다.
운이 좋게도 마침 인턴으로 근무하던 강남언니(힐링페이퍼)에서 정규직 오퍼를 받았고, 이 기회를 힘입어 일 과 학업을 병행하기로 결심했다. 한국의 낮 시간에는 회사 일을 하고, 한국의 밤 시간동안은 미국의 낮 시간이니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2년을 미국에 거주하면서 수업을 들었다면 생활비를 제외해도 1억7200만원이 들었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우회해서 들었을 때, 한 수업당 약 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다. 총 9개의 수업을 들었으니 1800만원 정도만 지불한 셈이다.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1억 5천, 생활비를 포함하면 약 2억 더 저렴하게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나는 약 3개월이 걸렸다. 혹여나 나처럼 1) 빠르게 취업을 해서 학업과 커리어를 병행하고 싶거나 2) 재정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분이 계시다면, 더 편하게 정보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내가 선택했던 방법을 글로 남겨보려 한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참고 하시되, 재학중인 학교에 꼭 한번 문의해보시길 바랍니다.
학교와 전공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전공수업을 본캠에서 들으라고 할 것이다. 나는 보스턴대학교의 Public Relations (PR) 전공인데, PR을 포함한 모든 communications 수업은 학교에서만 이수할 수 있다는 제약사항이 있었다. (학교도 돈은 벌어야지)
일 욕심이 많아 대학생활의 후반부에는 본격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면, 전공수업은 미리 듣기를 추천한다.
나의 경우 여름학기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2학년 여름학기는 오프라인으로 전공수업을 4과목, 3학년 여름학기는 펜데믹 덕분에 일과 병행하며 온라인으로 전공수업을 4과목 들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대학교가 다른학교에서 교양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 때 학비를 최대한 절약하는 것이 목표라면 아래와 같이 정보를 탐색하는 것을 추천한다.
1. 학비가 비교적 저렴한 주립대학교를 알아본다.
나의 경우 University of Masachusetts (특히 Lowell과 Amherst) 에서 수업을 많이 들었다.
2. 위에서 선별한 대학교 중에서도 visiting student program을 지원하는 학교를 찾아본다.
Visiting student program은 내가 입학한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방문하여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보스턴대학에 입학한 내가 umass amherst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Umass Amherst가 visiting student program을 지원하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xx school online courses라고 검색하면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이 검색결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xx school visiting students 라고 검색 후, course search site에서 직접 필터링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래 사진은 umass amherst visiting student program이라고 검색한 결과에서 course search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위의 목록 중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모교와 학점이수가 가능한 수업을 찾는다.
현재 사는 곳이 미국이고 단순히 저렴하게 학점을 이수하는게 목표라면 온라인 수업으로 필터링 해 볼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일과 병행하며 수업을 들어야만 했기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수업만 발라냈다. 참고로 Online으로 진행하는 경우 asynchronous하게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시차에 반드시 맞춰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찾은 수업을 들었을 경우, 모교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지 확인을 해봐야한다. 보스턴 대학의 경우 te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당신의 advisor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나는 수업을 9개 들었다.
저 조건을 만족시키는 수업들을 찾기 결코 쉽지는 않다. 수업을 찾는다 하더라도 일과 병행하며 수업을 듣는것은 더 쉽지 않았다. 저녁과 주말이 없는 삶은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찾아 꿋꿋내 수업을 들었을 때, 나는 코로나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이 될 수 있었고,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라며 배포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법, 내 몸과 멘탈이 바닥을 쳤을 때 끌어올리는 법도 배웠다.
당장 400이 없어 울고 있을 때 말없이 학비를 토스로 선입금 해주셨던 회사동료, 울면서 빌었더니 졸업할 수 있도록 갖은 방법을 알아봐주었던 advisor까지, 세상에 선한 사람들이 많고 나는 사랑 받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에게 효년이 아니라 효녀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딸이 되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돈이 없어 가방끈이 짧아질까봐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와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애정과 건승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