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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35mm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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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미 Jul 17. 2015

1. 이런 저런 이야기


1. 


고등학교 때는 핸드폰이 없었다

막 스마트폰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사실 나도 하나 갖고 싶었는데

수능이 뭐라고 그마저 있던 핸드폰 마저 없애버렸다

기억하고 싶은 건 다이어리 뒤편에 적어두면 언제든 볼 수 있었고

아마도 그렇게 크게 기억해야만 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은 핸드폰 없이 1시간도 있을 수 없을 거다

막상 나를 찾는 연락이 없어도 이래 저래 불안할 거다


그보다 메모를 남길 수 없고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불안하게 느껴질 수 도

내 기억력은 믿을만한 게 못 되니까



나는 글을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한다

사실 내 수준을 봤을 때는 쓰는 것 보단 읽는 게 생산적인 일 같지만

그래서 조금 우습지만 내 보물 1호는 메모장이다

핸드폰에 있는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력 덕분인지 이것 저것 기억할 필요 없이

원하는 건 인터넷에서 금방 찾아낼 수 있고

기억하고 싶은 건 메모장을 켜 적은 뒤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웬만한 카메라 못지 않게 좋은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 동영상도 맘껏 찍을 수 있고


비밀번호만 까먹지 않길 바라면 되는 참 좋은 세상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필름 카메라를 좋아한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열 장이고 백장이고 사진을 찍는 요즘 세상에 무슨 필름 카메라냐 싶지만

쉽게 찍는 사진과 다르게 한 장씩 생각하며 셔터를 누르는 게 좋다

 또 36장을 다 찍고 사진관에 맡겨진 그 필름을 기다리는 시간이 좋은 것 같다


비록 현상소는 많이 사라져가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걸 보면 나 같은 사람이 더 있다는 거겠지




3.


나는 참 부모님을 잘 만났다

어려서부터 여행을 많이 데리고 다녀주셔서 지금의 난 여행광이다


20살이 되자마자 알바를 하고 그 돈은 다 여행으로 날렸다

아빠는 제발 서울에 좀 있어라 하고 말하신다 너무 한 거 아니냐고


엄마는 우리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 분기마다 개봉동으로 용하다는 만 원짜리 사주를 보러 다니신다

다행인지 내 사주는 역마란다 여기 저기 돌아 다녀야 잘 되는 운명이고 오래 살 수 있다고


여행 다닐 핑계가 생겼다

아빠 저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여행 다니는 거예요 





그러므로

필름 카메라로 담은 나의 여행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이러다 소재가 없으면 그냥 내 이야기를 쓸지도 모른다

아마도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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