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상대차는 음주 운전으로 인한 신호위반 차량이었다. 에어백이 터질 만큼 큰 사고였고, 하마터면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위험 천만한 행동으로 누군가의 목숨을 위험하게 했다는 가해자에게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내 다행히도 크게 다치치 않는 것에 감사의 기도를 했다.
부모님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았다. 몇 년 전 초기 방광암 수술을 받으셨던 아빠는 관련 수치가 높게 나와 재검사를 앞두고 계신다. 엄마는 골다공증과 췌장 부분의 검사할 예정이며 나는 미세 석회화 소견으로 유방 재검사를 앞두고 있다. 그날의 검사로 내 인생은 어제와는 다른 날이 될 것 같다. 결과가 나오는 그날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리라.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죽음이 결코 멀리 있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 가득한 젊은 나이라는 이유로 죽음은 멋 훗날의 일이라 생각했다. 사람 일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고 가볍게 얘기했지만 죽음에 대하여 진지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생각해 보니 인생의 끝은 결국 죽음이다. 활기차게 살아낸 하루는 죽음에 가까워지는 발걸음이기도 하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와 그리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오랫동안 아름다운 삶을 이어 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다. 죽음을 기억하면 인생은 참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