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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Dec 30. 2017

춘천, 마음달래기 여행

계획 없이 떠났다. 

마음 좀 추스리자 싶어서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오색찬란한 관광지 말고 차분히 지낼 곳이 필요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 - 춘천을 떠올렸다. 너무 가까워 며칠 묵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던 곳이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책을 읽거나 큼지막한 노트에 머리 속 생각을 정리하거나. 배고프면 먹고 찜질방 같은 곳에 짱박혀 땀빼는게 전부였다. 그래도 돌아올 때 쯤엔 묵직하던 마음과 머리가 한결 가벼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책없이 찾은 곳들이지만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며 식당들이 너무 좋아 공유한다.


Someone's Page - 꼼꼼한 전직 디자이너의 스타일과 마음이 담겨 있는 공간.

https://store.naver.com/accommodations/detail?id=36883661

별 생각없이 찾았는데 정말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다. 방도 좁고 약간 웃풍도 있어 잠자리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편안했다. 모든 방은 2인 정도 머물 수 있도록 더블 혹은 트윈 침대가 놓여있고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이 있다. 공용 공간인 라운지 뿐아니라 방 마다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다. 마음껏 책을 읽다가 졸다가 눕다가... 그렇게 뒹굴거리는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이다.

방마다 노트가 있는데 게스트하우스 방문객들이 사연을 적어 놓았다. 앞 선 사람들 사연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내 얘기로 3페이지를 채웠다. 누군가 그 글을 읽을까? 아, 부끄러워라. 



가자미랑 곰치랑 - 넉넉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생선찜 전문점

http://gwcc9832.fordining.kr/

춘천에 있는 선배와 함께 점심 먹은 곳. 가자미와 제철 도루묵을 넣은 생선찜 '중짜'를 주문했는데, 옴마나 세상에... 서울에서 먹는 '대짜' 보다 더 양이 많았다. 매일 속초에서 생선을 공수해오신 다니 가자미와 알이 톡톡 터지는 도루묵의 맛은 더할 나위 없었다. 모두들 과식. 



나무향기 -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불가마

https://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3042033

이번 여행 컨셉에 안성맞춤인 장소.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불가마 한증막. 아이들은 입장이 안되니 덜 번잡스럽다. 땀빼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강릉집 - 음식점을 하려면 주인장처럼! 상냥함의 달인.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5040617

유명인사의 사인이 가득하다. 다른 벽면엔 주인장이 정겨운 글씨체로 적어놓은 메모가 가득하다. 손님들도 덩달아 메모를 남겼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어서오세요! 날씨가 많이 춥죠? 아, 예쁜 언니가 오셨네! 과한 인사를 너무 살갑게 하셔서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인사가 연달아 들려온다. 유명한 백반집. 집밥 처럼 생선구이에 계란 후라이에 김치국과 반찬이 나온다. 음식 맛 보다 주인장 마음씨가 더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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