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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S Jul 29. 2024

정보관리기술사 도전기-2


첫 시험을 마쳤다. 400분간 나 자신과의 싸움을 마친 후 느낀 감정은 후련함과 막막함 양 극단의 감정이었다. 아는 문제들이지만 기술사 시험에서 요구하는 분량을 채우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자신의 밑바닥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 줄 정도 말할 수 있는 개념을 가진 상태에서 2~3페이지가량을 소설로 채워나가기란, 괴롭고도 괴로운 시간이었다. 


시험 전 학원에서 이틀 간의 모의고사를 보며 미리 체험했던 경험이었지만 실전은 확실하게 피부로 느꼈다. 시험장의 묘한 공기가 주변의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의 열정, 한숨소리를 듣는 것은 현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줬다. 이토록 많은 중년 혹은 청년들이 기술사가 되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모였다는 것에 이상한 응원을 얻는 기분이었다. 기술사 시험은 지역 거점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에서 치러지며, 큐넷에서 관리하는 국가 기술 자격증에서 기술사 부분을 모아서 필기시험을 치른다. 같은 고사실에 2~3개 종목의 수험자들이 모인다. 나보다 어려 보이는 수험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이가 지긋한 차, 부장급으로 보이는 분들과 같이 시험을 치르면서 느낀 점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기묘한 압박감이었다.


학원 모의고사에서 진작에 박살이 났었기 때문에 시험이 시작된 후부터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이번에는 분량을 채워보자, 모든 문제를 작성해 보자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 희망이 보인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방향성을 얻었고, 꾸준히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학원의 허무맹랑해 보이던 위로가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학원의 멘토 분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모두 이 과정을 겪고 합격이라는 피니쉬 라인을 돌파한 사람들이니까. 그들의 가이드를 믿고 성실하게 따르다 보면 어느새 합격해 있다는 말은 아마 진짜였는지도 모르겠다. 기술사 시험의 경쟁상대는 시험장의 주변 아저씨들이 아닌 나다. 결국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다. 내가 멈추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국은 합격하겠구나 라는 막연한 희망을 꿈꾸면서 일요일 딱 하루 쉬고 오늘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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