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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Sun Lee Jan 15. 2018

메이커 교육의 실천 방향

창의성은 자율성에 기초한 지속성을 가지는 팅커링으로 길러진다.

우리가 왜 메이커(Maker)에 열광하고 메이커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메이커 교육을 하려하는지를 보면, 결국 우리가 처한 지금의 현실과 근시일내에 닥쳐올 미래를 살아가기 위함이다. 미국은 여전히 강대국이고, 중국에도 한국이 뒤쳐진것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급변하는 현재를 살기 위해서 이제 삶의 가치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난 창의적 인재 양성만이 미래의 답이다. 이제 메이커를 창업의 한 수단으로 몰락시키지 말고 우리와 우리 다음세대의 미래를 위해서 공동체 안에서 그들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메이커 교육을 논의해야 할 때다. 그러나, 정말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경험도 없고 자신의 것을 만들어본 경험도 없는 정말 수동적 학습에 익숙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타주의적 창작 습관을 길러 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미 수동적 학습 교육 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교육자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코딩교육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Scratch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미치 레스닉(Mitch Resnick) 교수의 라이프롱킨더가튼(Lifelong Kindergarten)랩에서 “창의적 배움의 배움”(Leaning Creative Learning)이라는 전세계 교육자 대상의 6주간 수업을 통해 창작과 테크놀로지간의 교육방법, 특히 메이커 교육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찾아볼수 있다. 미치 교수의 기본 이론은 시모어 페퍼트(Seymour Papert) 스승으로부터 이어온 구성주의교육에 바탕으로 하여 수동적 학습자의 자세보다는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미치 교수는 창의적 배움 나선형 모델(Creative Learning Spiral) 모델을 성을 상상하여 만드는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 

- 우선 “상상하기”(Imagine) 단계로 아이는 가족이 살고 있는 환상적인 성에 대해서 상상한다. 

- 다음 “창작하기”(Create)에서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아이들은 성과 타워와 스토리를 창작하는 실행을 하게 된다. 

- “즐기면서 하기”(Play)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아이들은 그들의 창작물의 탑을 더 높게 만들거나 새로운 꼬임을 추가하거나 이야기를 바꾸는 등의 계속해서 고쳐 나가는 것을 반복하고 실험한다. 

- “공유하기”(Share) 단계에서 한 그룹은 성을 만들고, 다른 한 그룹은 이야기를 만들어 두 그룹이 공유하고 이를 통하여 성에 뭔가 새로운 것이 추가 될 때는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거나 새로운 성의 무언가가 창작된다. 

- “성찰하기”(Reflect)의 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만약 성이 무너진다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왜 무너졌는지를 생각하도록 격려한다. 이후, 선생님이 고층건물 사진을 보여주고, 아이들은 건물의 밑바닥이 위보다 넓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아이들은 더 넒은 바닥을 가진 건물을 다시 짓는다.  

그리고 다시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아이들은 성을 한번 만들어봤으니 주위에 마을을 지어볼까, 마을의 삶을 다룬 인형극을 만들어볼까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향으로 바꾸게 되며 새로운 창작을 진행하게 된다. 


필자는 한국의 메이커 교육을 위해서 “메이커 교육의 디자인 사고적용(2016)”라는 연구논문에서 성찰하기(Reflection) 부분이 없고, 대신 “배우기”(Learning)라는 영감을 받는 단계가 “상상하기”(Imagine) 앞에 선행되도록 설계하고 실험한바 있다. 그러나 상상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배우기의 과정을 선행하게 하는 것은 한국의 수동적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적인 배움, 가령 먼저 코딩이나 아두이노나 3D 프린터 등의 기본교육이 되어야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다라는 것은 메이커 교육이 맞지 않다는 한국식 교육의 합리화에 해당한다. 창작은 맨 마지막 과정의 성찰에서 스스로의 배움으로 깨달아져야 한다.  심지어, 성찰하기에서 선생님은 은근슬쩍 그들의 난관에 공감하고 힌트를 주고 같이 고민하는 정도이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이렇게 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의 방법으로 다시 상상하게 되고 다음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2017년 상반기 일주일에 하루 3시간 자율에 기초한 “영메이커 프로젝트”라는 16주간의 메이커 교육을 실시할 때, 아무것도 가르침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하는 교육은 부모도, 선생님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결과와 성과의 중심의 우리 학습에서는 매순간을 허비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느리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창작을 위한 기다림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은 기대수명 120년을 산다고 한다. 그 오랜 시간을 앞으로 살 아이들에게 지금 좀 답답하고 힘들더라고 스스로 만들면서 배우고 성찰하기(Reflection)까지의 그 더딘 시간(아이들의 인생 전체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을 허용하기에는 어려울까? 로봇과 인공지능을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만들면서 배워 창작하는 능력을 배양할수 있도록 우리의 메이커 교육 마인드부터 바꾸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메이커 교육을!

미국 동부 팹랩 교사 제임스 덱(Jaymes Dec)이 가르치는 메리마운트 스쿨(Marymount School in New York)의 설명에 의하면 메이커 교육을 실시하는 자신의 학교에는 오전에는 정규교과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융복합 스팀 STEAM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이 학교에는 STEAM 전문가도 있을만큼 다양한 분야를 접할수 있는 프로젝트형 수업을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특히 방과 후에는 바이오랩, 팹랩 등 다양한 랩에 가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걸친 자신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방과 후인 3시부터 5시사이의 2시간을 2분으로 줄인 타임랩스 영상을 보면 팹랩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팹랩 선생님은 아이들을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자신도 메이커로서 뭔가를 만들고 공유한다. 선생님의 메이킹을 진행하면서도 학생들과도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학생들도 한 자리에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다양한 기기와 재료들로 작업을 한다. 개인 노트북이 있어 뭔가 만드는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만드는 학생도 있다. 재봉틀을 이용하는 친구도 있고, 프로젝터로 뭔가 실험하는 친구도 있고 학생들이 각자 만드는 프로젝트도 매우 다양하다.                       

영상 출처 

https://video.nest.com/clip/9ca8898004a2445598884ad5efc28a75.mp4


국내에도 학교에 방과 후에 방과 후 수업 말고 이런 공간이 만드는 교실이 다양하게 있어서 아이들이 늦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면 메이커 교육을 도입이 필요하다. 만약, 안전이 걱정된다면 선생님 또는 엄마 아빠들이 같이 메이킹을 하며 육아 문제까지 해결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동아리 형태로 수업처럼 말고, 방과 후에 교실 하나씩을 학년 모두 섞어서 아이들 스스로 모여서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주고 아이들 자율에 기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게 할 순 없을까? 아이들 스스로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며,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다른 이들을 위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에 대하여 서로 협력하면서 계속 시도하여 만들어 나가는 팅커링(Tinkering)을 지속하게 하는 메이커 교육을 한국에서도 시도해 보자. 해외에서도 메이커 교육은 정부나 교육부 주도의 운동이 아닌 자발적 풀뿌리 교육운동으로 교사가 스스로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시도로부터 발전해 왔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위한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메이커 교육은 이미 분명한 길을 열어놓았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교사가 스스로의 마인드를 바꾸고,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가기 위한 결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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