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221007] 10월

by. 오세영

by NumBori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데

돌아보면 문득 나홀로 남아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데 이지상에는

외로운 목숨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여 네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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