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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May 09. 2023

[230509] 떠날 때의 님의 얼굴

by. 한용운


[230508]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

노래는 목마친 가락이 묘합니다.

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

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 눈물이 없는 눈으로는 바로 볼 수가

없을만치 어여쁠 것입니다.

님의 떠날 때의 어여쁜 얼굴을 나의 눈에 새기겠습니다.

님의 얼굴은 나를 울리기에는 너무더 야속한 듯하지마는,

님을 사랑하기 위하여는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할수가 없습니다.

만일 그 어여쁜 얼굴이 영원히 나의 눈을 떠난다면,

그때의 슬픔은 우는 것보다도 아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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