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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Aug 30. 2023

[230830] 수국

by. 이문재


[230830] 수국 / 이문재



여름날은 혁혁하였다


오래 된 마음자리 마르자

꽃이 벙근다

꽃 속의 꽃들

꽃들 속의 꽃이 피어나자

꽃송이가 열린다

나무 전체가 부풀어 오른다

마음자리에서 마음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열엿새 달빛으로

저마다 길을 밝히며

마음들이 떠난다

떠난 자리에서

뿌리들이 정돈하고 있다

꽃은 빛의 그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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