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7] 첫눈

by. 정양

by NumBori

[0217] 첫눈 - 정양

한번 빚진 도깨비는
갚아도 갚아도 갚은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한평생 그걸 갚는다고 한다
먹어도 먹어도 허천나던
흉년의 허기도 그 비슷했던가

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소용없는 사람아
내려도 내려도 다 녹아버리는
저 첫눈 보아라

몇 평생 갚아도 모자랄
폭폭한 빚더미처럼
먼 산마루에만
희끗거리며 눈이 쌓인다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0216] 별사(別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