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0605]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by. 기형도

by NumBori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by 기형도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매거진의 이전글[0604] 내가 좋아하는 남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