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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Oct 13. 2020

[201012] 무한열차(無限列車)

by. 강승빈

무한열차(無限列車)/강승빈
 
하얀 눈길을 따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열차
 
눈길을 지나고나면
드넓은 들판을 지나기도
푸른 하늘을 두둥실 거쳐가기도
거대한 폭포수를 따라 달리기도 한다
 
김서린 창을 닦아내면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  떠오른다
일렁이는 감정을 느끼다가
다시  하고 입김을 불어
기억들을 잠시 숨겨둔다
 
각설탕 하나를 넣고 커피를 휘휘 저어본다
소용돌이 치다가 일렁이며  얼굴을 비춘다
 지금 어떤 표정이지
하얀 창을 닦아내니
잔잔한 호숫가에서 흥얼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지금 웃고있니
 수가 없어 손가락으로
웃는 모양을 그려본다
 
그러다 어느새 스르륵 잠에 빠져든다
 깊숙한 곳으로
무의식 속으로
기억을 숨겨두었던  곳으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열차는 쉬지 않고 계속 달린다
 다시 눈길을 달리고
들판을 지나고
푸른 하늘을 두둥실 거쳐가기도
거대한 폭포수를 따라 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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