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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Aug 22. 2022

나의 해방일지 조연들의 다양한 일지가 궁금하다

내가 주목한 해방일지의 조연들 5명

나의 해장일지… 자꾸 자동완성이 해방이 아닌 해장이 뜨는데 이는 내가 오랜만에 맥주를 마셔서 오타가 나는 것 같다.


처제가 언니에게 반드시 보라고 하고 나까지 이끌려서 보게 된 드라마다. 정작 처제 남편인 동서는 아직도 안 보고 있다.


나는 6회부터 보기 시작했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5회까지는 지루한 전개라 굳이 안 봐도 된다고 했다.


먼저, 요즘 드라마는 시골에 등장한 다크한 외지인이 주인공으로 배경으로 꼭 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효진 주연의 동백꽃 필 무렵(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다), 신민아 김선우 주연의 갯마을 차차차, 그리고 김지원 손석구의 나의 해방일지.


이 셋 드라마의 공통점은 외지인이 다른 곳에서 도망오듯 시골에 와서 그 동네 사람들보다도 더 적응을 잘하고 살면서 현지인과 연애하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에는 현지인 같지 않는 현지인과 투닥거리다가 스멀스멀 사랑에 빠지는 관계, 그리고 결국은 행복한 결론이겠지… 생각하고 이 드라마에 임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나한테는 불편했다. 일단 대사가 빨리 진행되고 캐릭터 간 소곤소곤 이야기하다 보니 대사를 놓치기 일수고 자꾸 보다가 아내에게 무슨 상황인지 물어봤다. 내가 불편했던 또 다른 지점은 다른 드라마에 비추어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들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개연성보다는 인물 간 관계로 흐르다 보니 나의 시청 패턴에 안 맞았다. 나는 어벤저스 같은 직선적인 스토리 전개를 선호한다. 그래서 난 헤어질 결심도 더 안 볼 결심이 섰지 않았겠는가.


몰입하기 어려운 지점은 염미정(김지원 분)과 구씨(손석우 분)의 관계이다. 지극히 평범한 여자와 어둠의 세계의 남자가 연애를 한다고 하지만 좀 개연성이 떨어졌다. 조직의 이인자가 롤스로이스를 자가 소유로 몰고 다닌다? 좀 황당하다. 염미정은 남자 친구가 얼굴에 상처가 나있고 데이트하다가 수금하러 가는데도 갔다 오라고 하질 않나, 남자 친구가 매일 밤낮으로 술 마시는데 이해를 하는 게 비현실적이다. 아니 그렇게 매일 부어 마셨는데 피부가 멀쩡한 구씨가 이상하다.


그래서 나는 김지원의 언니 역할을 한 염기정(이엘 분)의 러브라인이 더 몰입이 되었다. 적어도 조태훈(이기우 분)과는 현실적인 관계이다. 조태훈은 이혼 후 딸을 누나들과 함께 키우고 있고 염기정은 40이 되어도 제대로 연애 한번 못한 사람으로 둘의 케미가 더 현실적이고 둘이 잘 어울렸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 드라마의 조연들의 해방일지가 보고 싶어졌다. 스핀오프로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1) 오두환(한상조 분): 학교 교사를 짝사랑하는 순박한 시골 청년. 이 친구의 해방, 아니 연애일지를 보고 싶어졌다. 오죽하면 차라리 염미정과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2) 염제호(천호진 분):  염기정, 염창희, 염미정의 아빠. 아내를 평생 고생시키고 아내가 죽은 후 얼마 안돼서 재혼해서 전과 같이 세끼를 꼬박꼬박 집밥 먹는 용자다. 이 사람의 재혼일지가 궁금하다.


3) 최준호(이호영 분): 염미정을 직장에서 괴롭히는 전형적인 빌런. 하지만 염미정과 밥을 자주 먹는 직장 동료와 불륜 관계이다. 이 사람과 그 동료의 불륜일지를 보고 싶다. 염미정을 직장 동료 앞에서 수시로 구박하는데 어떻게 그 동료는 이 사람과 불륜관계를 유지하는지 궁금하다.


4) 박진우(김우형 분): 염기정의 직장 상사로 염기정의 연애상담도 하고 염기정을 제외한 회사의 모든 직원들과 연애한다. 결말에서 염기정에서 살짝 마음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 이 사람의 사내연애일지를 보고 싶다.


5) 염창희 직장 동료(?):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다. 엑스트라도 몇 번 출연하면 웬만하면 이름이 있는데 이 사람은 없다. 나름 염창희에게 뼈를 때리는 조언도 해주는데 끝내 이름이 없다. 그냥 “직장 동료”다. 이 사람의 작명일지를 보고 싶다.


드라마를 다 봤으니 나는 나의 가정일지나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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