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디자인 외주 A to Z_5편
본격적으로 디자이너와 일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작업 프로세스는 모두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디자인 외주는 위와 같이 진행되는 편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첫 번째 단계인 요청사항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요청사항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좌지우지되니 집중해서 봐주세요.
거의 모든 디자이너는 작업 시작 전에 인터뷰나 설문지를 통해 요청사항을 수집합니다. 요청사항을 받는 이유는 간단해요. 디자이너는 독심술사가 아니거든요. 의뢰인이 어떤 걸 원하는지 말해주지 않으면 디자이너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시안을 전달드렸는데 '아, 사실 제가 원했던 디자인은 이게 아니에요' 라고 하며 그제서야 원하는 디자인을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필수 준비사항
1. 메인 컬러
2. 전반적인 컨셉
3. 구체적인 레퍼런스
디자인 분야에 따라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하는 내용들은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공통적으로 위 3개 정도는 필수적으로 준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메인 컬러를 선정하는 건 꽤 쉬운 편입니다. 회사나 브랜드의 로고 컬러를 많이 따라가는 편이거든요. 아직 로고가 없더라도 많은 분이 선호하는 컬러를 하나쯤은 갖고 계시더라구요. 그 컬러를 메인 컬러로 정해주시면 됩니다.
컨셉과 레퍼런스를 정하는 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크게 어렵지 않아요. 이 두 가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조사를 해야 합니다. '굳이 내가 찾아봐야 하나? 디자이너가 알아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이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 모르는 상태에서 디자인을 의뢰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디자이너가 만족시킬 수는 없어요.
이 조사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그리고 쉬운 플랫폼이 바로 Pinterest입니다. 핀터레스트에 접속해서 디자인 의뢰를 희망하는 분야를 검색해 주세요. 예를 들면 '회사소개서'라고 검색할 수 있겠죠. 그럼 다양한 스타일의 회사소개서 이미지가 나올 거예요. 여기서 최소 15분 동안 편안히 감상하며 내 마음에 드는 걸 저장해 주세요.
15분 동안 열심히 사진을 저장해 두었다면 이 사진들을 다시 살펴볼 차례입니다. 저장한 여러 개의 사진 중, 내가 일관되게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을 거예요. 만약 일관성이 없고 뒤죽박죽이라면 다시 15분 동안 사진을 수집해 주시면 됩니다. 이 방법으로 '내가 어떤 디자인을 선호하는가'를 발견할 수 있어요.
간단하죠? 핀터레스트를 잠시 탐색하는 것만으로 컨셉과 레퍼런스를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메인 컬러와 컨셉, 레퍼런스를 정했다면 디자이너에게 전달해 주시면 됩니다. 아래와 같이 말씀해 주시면 되겠죠. 이 정도로만 전달해 주셔도 디자이너가 여러분이 원하는 내용을 찰떡같이 이해하고 디자인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828282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싶고, 아래 레퍼런스와 같이 미니멀한 스타일을 희망합니다.
www.pinterest.com/abcdef1 / www.pinterest.com/abcdef2 / www.pinterest.com/abcdef3
메인 컬러와 컨셉, 레퍼런스는 우리가 앞서 살펴봤던 초안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미리 정하면 더욱 좋아요. 내가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아는 상태에서 초안을 준비하면 더 짜임새 있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요청사항을 잘 전달했지만, 디자이너에게 추가로 다른 것들을 더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 혹은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에셋을 공유하면 퀄리티가 확 올라갈 수 있어요. 여기서 디자인 에셋이란 로고 파일, 일러스트, 캐릭터, 제품 사진 등을 의미합니다. 만약 잘 갖춰진 BI, CI 문서가 있다면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함께 공유해 주세요.
여기까지 해주시면 의뢰인으로서의 중대한 임무는 끝났습니다. 디자이너의 결과물을 보고 피드백할 일들만 남았어요. 이제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디자이너의 연락을 기다려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