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함의 생성주기

by 전대엽


언제까지나 잊을 수가 없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평소 때엔 결국 잊고 살게 되는 그런 순간.

그렇다면 평소와 특별한 사건이 생겨나는 순간의

차이가 무얼까.

다시 무언가를 보며

애틋함을 느낄 수 있을 마음의 자리는,

우리가 평소라고 치는 그 시간이

길어지면 생기는 걸까.

혹시 평소의 시간이 영 무료해지고,

무던한 척하기도 어려울 만큼 쓸쓸해져

생기는 건 아닐까.

깊은 애틋함을

주저함 없이 느낄 수 있었던 그런 대상이 있다.

수많은 비물체 중에서도 왠지 그것만큼은

형체화할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하다.

이제 그때의 건물들과 골목은 모조리 허물어졌다.

그것들이 다 허물어지던 그 시각

그곳에 늘 존재하던 마음도 함께 무너져 갈 수 있다는 것을, 그 무렵의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

어둡고 때 묻은 것들이 영 보기 싫었음에도

저 나름대로 광을 내고자 하는 모습을

사랑했던 이유가 뭘까.

그러다

애틋함의 생성주기는 어느 날 문득 돌아온다.

진심으로 애정을 가질 용기가 생긴다.

금요일은 그런 날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이 곁에서 모로 누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