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도미노
어느 분야든 비전은 스스로의 믿음에서 크기가 결정된다. 비전을 직업의 관점에서만 해석한다면 살아가는 동안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산업 전망에 따라 자아실현의 여부와는 관계없는 수많은 선택과 후회를 하게 된다. 비전은 타인이 만들어놓은 꿈에 갇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직업과 분야가 유망할까라는 물음과 의문보단 내가 이것을 했을 때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의 몰입과 재미와 호기심이 가득한 영역이라면 그 분야에서 보낸 세월은 결코 시간 낭비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난 스타트업은 망해도 스타트업과 함께한 구성원들의 삶은 망가지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다.
특정한 시간 동안 한 가지 목표를 지니고 몰입했다면 비록 결과가 좋지 못했더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에 이전에 각인된 태도와 몰입이 그대로 이어질 거라 믿고 살아간다. SW QA 분야가 개발과 기획보단 쉬워 보여서 시작했고 그러한 마음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 이어진다면 비전이 없을 테고 SW QA 분야에서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설령 아직 다가오지 않는 미래의 기술 변화로 인해 QA 업무의 형태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더라도 또 다른 길이 생길 거라 믿는다.
스스로 느끼기에 QA 직군의 비전이 없다고 판단되면 타인은 무엇을 하는지 자꾸 곁눈질할 테고 그렇지 않다면 타인의 시선과 외부 요인에 관계없이 어떻게 하면 QA를 좀 더 새로운 시각과 관점에서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비전과 전망은 이러한 것이고 비전의 크기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과 태도에서 시작된다. 어떠한 직업이든 스스로 자부심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 자체가 비전이 될 거라 믿는다. 살아가는 동안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고, 타인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와 시선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를 직업과 연결시킨다면 QA가 아닌 그 무엇이 되었든 비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에는 보상 심리와 내적 동기의 유통기한이 없다. 하지만 단순히 비전과 전망이 좋아 보여서 택한 길에는 갑작스레 나타난 비포장 도로에 삶을 그저 관조와 관찰로 대체하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다.
생각은 감정을 낳고 감정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끝내 결과를 낳는다. 천 갈래만 갈래로 다른 삶에서 세상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나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경제, 건강, 행복은 내가 만들어낸 프레임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바뀔 수 없다. 도전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길을 찾고 포기하는 사람은 끝내 포기를 완성시킬 핑계를 찾아 합리화에 필요한 재료를 모아서 완성시킨다. 급변하는 시대, 무언갈 배우고 학습하고 새로운 기술을 쫓아가고 활용하고 앞으로를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스스로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통해 대체 불가한 삶을 개척하는 방향성이 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 싶은 요즘이다.
사람은 유일무이한 존재니까, 나에게 맞는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면 그 자체로 자연스레 대체 불가한 사람이 될 거라 믿는다. 나를 정의하고 나만의 신념을 찾아내는 불편한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타인에게 중요한 프레임이 나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나에게 중요한 프레임이 다른 사람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100명 중 100명이 공감하는 이야기는 그저 당연한 사실일 뿐이다. 쌀로 밥 짓는 이야기에는 아무런 리스크가 없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지 않지만 특정 소수의 사람들만이 공감한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라 한 사람이 만들어낸 신념의 결과가 아닐까,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방향을 굳게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이 바로 한 사람의 신념이 만들어낸 힘이 아닐까. 그러한 신념을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게 꾸준히 이어간다면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아무렇지 않게 감정 쓰레기통으로 버릴 줄 안다면 그 자체로 개척하는 삶의 출발점이 아닐까. 지나온 20대 과정 속에서 알게 모르게 깨닫게 된 경험이기도 하고.
SW 품질 보증 관점에서 필요한 지식과 스킬의 당연함이 수요와 공급이 동작하는 Job Start 시점부터 수요와 공급 모두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인식과 전문성이라는 물음표는 반드시 생겨납니다.
품질 보증의 광범위한 영역과 테스트 계층을 3자 테스팅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기준으로 모든 방향에 있어서 획일적인 잣대로만 판단하기 시작한다면 이 업계는 앞으로도 비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갈 테고 건설적인 토론이 불가한 물리적인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좋은 인재는 유입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필연적으로 계속해서 발생할 뿐입니다.
누군가 불편한 얘기를 꺼내지 않고 근본적인 구조를 개선하고자 미움받을 용기를 지니고 커리어를 걸고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시니컬한 태도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지금도 앞으로도 여전히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거나 도태될 뿐입니다.
TESTech KOREA는 현재 국내 QA 분야의 다양한 변화와 발전적인 흐름 속에서도 과거 게임 기획자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리고 지금의 프런트엔드 분야가 생겨나게 된 배경을 되새기며 SW QA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우리만의 고유한 지식을 지키면서도 발전적인 방향이 담긴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변화와 발전이 어떠한 형태로든 시작되는 움직임에 있어서 시니컬한 태도를 버리고 존중과 응원과 협력의 손길을 건네는 모든 QA 엔지니어 분들께 늘 감사드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이해하며 존중하고자 다양한 노력들을 해주시는 업계 리더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에서 단 한 가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의견 속에서 건설적인 생각 공유를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잡아가자는 마음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얘기를 꺼내기가 심적으로 쉽지가 않을뿐더러 TESTech KOREA를 시작하게 가장 큰 내적 계기도, 말 그만하고 에너지 그만 뺏기고 처음부터 핏이 맞는 분들과의 시너지로 만들어진 결과물로 증명해 나가자가 주된 동기의 원천이자 중요한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Tech 분야처럼 다양한 색깔의 커뮤니티와 변화와 발전의 시도가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양하고 서로 결이 다른 목소리의 본질과 궁극적인 목표가 서로 간의 견제가 아닌 QA 인식과 변화 그리고 발전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업계를 이루고 있는 근본적인 구조에 있어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관심 있고 흥미로운 일로 커리어를 쌓아가며 저만의 방식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보겠습니다. 혹여나 저와는 생각의 결이 약간은 다른 부분이 생길지라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내에 QA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움직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서로가 반드시 바라보는 방향이 동일해야만 변화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정의하는 본질만 동일시한다면 무엇이라도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행에 옮겨 다양한 색깔의 결과물을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할 뿐입니다.
QA 인식 변화와 발전이라는 주제로 고민하고 계신 모든 SW QA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내부 프로덕트의 성공적인 품질 보증 경험과 내실을 다져가는 시간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더 내적으로 외적으로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업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로 가득한 국내 QA Engineer 분들과의 건설적인 피드백과 생산적인 토론이 온오프라인에서 함께하는 날을 기대하고 바라봅니다.
프로덕트의 성공 경험과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1st TESTech KOREA 2024에서 다시한번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ESTech KOREA 운영진 지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