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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치 Mar 23. 2024

<오늘도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 배정화

어떤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지를 생각하면, 어떤 교사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유독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 감정 기복을 오롯이 받아내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아이는 나의 예민함을 감당하느라 주체할 수 없게 불안하고 불편함해진 마음을 친구에게 풀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더더욱 무언가 치미는 느낌이었다. 그런  날이 몇 번 반복되는 동안 나는 알면서도 조절해야 함을 잊었다가, 미처 조절하지 못했다가, 조절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가, 몇 번은 성공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순간을 후회했었다. 그때부터 ‘내가 아이들에게서 보고 싶은 모습이 곧 내가 보여주어야 할 모습이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잘 따라주는 날, 잘 따라주지 않는 날, 내 몸과 마음이 힘든 날, 가뿐한 날이 반복되는 교실의 일상 속에서 나는 이 아이들을 어떤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가, 그래서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 보았다. 내일은 또 바뀔지 모르겠지만 이번 3주간 동안 가지게 된 바람은 ‘괜찮아’라고 이야기할 줄 아는 어린이, ‘괜찮아’라고 이야기해 주는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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