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김수정
두 사람의 바이오리듬이 100% 맞을 순 없을 노릇. 가라앉는 내 기분이 남편의 하루까지 망치게 할 순 없고, 넘치는 텐션이 조용히 쉬고 싶은 남편의 피곤함에 불을 지필 순 없는 일이다. 그럴 때면 얼마간의 외로움을 느낀다. 결혼해도 인생은 혼자야, 따위의 촌스러운 문장을 인중 어딘가에 숨겨놓고 티 나지 않을 만큼만 입을 삐죽 댄다. 곧 지나갈 이 외로움을 조용히 삭인다.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김수정
두 사람의 포물선이 어긋나고 또 어긋나다 어느 날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 날이면 그날이 바로 파티 투나잇. 세상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이고 역시 결혼하길 잘했고, 남편이 있어 내 삶은 더 풍요로워졌고 행복은 두 배가 되었다며 찰나의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다 다시 포물선이 각자의 속도와 리듬대로 제갈 길을 가면 언제가 될지 모를 텐션 일치의 날을 기다린다. 조용히, 때로는 사무치게.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