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줄거리와 주요 장면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르덴 형제가 직접 지은 원제는 〈우리 시대의 동화〉였다고 한다. 그 제목처럼, 이 영화는 차가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실은 냉정하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손을 내민다. 이 영화는 그런 세계 속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소년 시릴은 아빠를 찾으려 애쓰는 동시에 자전거에 집착한다. 자전거는 아마도 아빠와 연결된 마지막 끈이었을 것이다. 병원에서 도망치듯 나와 처음 만난 아주머니를 꼭 껴안는다. 사만다 역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시릴이 내민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다.
시릴은 아빠를 만나, 그가 하는 말에 모두 괜찮다고 한다.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자전거를 돈 때문에 팔았다는 말에도, 주저 없이 괜찮다고 말한다. 아빠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냄비 안의 음식을 양손으로 젓는 모습은 마음이 아팠다. 소년은 아빠를 필요로 하지만, 아빠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한다. 어떻게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그 사랑을 줄 수 없는 어른의 태도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시릴은 돈을 훔치고 곧장 아빠에게 달려간다. 돈 때문이라면, 이 돈이 있다면 다시 자신을 봐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감옥에 가기 싫다며 그 돈을 거절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소년의 모습에 마음이 무너지는 동시에, 사만다처럼 손길을 내미는 어른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시릴은 자신이 돈을 훔친 아이를 다시 만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다. 돌에 맞아 나무에서 떨어진 고통보다, 아빠가 아이를 지키고 보호하는 모습을 본 뒤의 허망함이 더 컸을 것이다. 시릴이 몸부림쳐도 가질 수 없는 것. 담담하면서도 쓸쓸하게 걸어가는 시릴의 뒷모습에서,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시릴이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사만다처럼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 사랑받는 아이로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영화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넘어, 냉정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외면하고, 또 얼마나 어렵게 손을 내미는 존재인지를 되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