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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사람들이 너무 아깝다

by 정지우

언젠가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던 분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보통 글쓰기 수업은 그냥 수업만 하고 끝나는데, 작가님은 왜 그렇게 그 이후에도 애쓰세요?” 그분은 내가 글쓰기 모임원들을 위해 뉴스레터를 만들어 연재처를 마련하고 계속 글쓰기를 응원하는 걸 신기하게 생각했다. 매년 연말이면 A/S모임이라고 하여, 역대 글쓰기 모임원들의 글쓰기 상담을 하기도 한다. ‘글쓰기 네트워크’라는 단톡방을 만들어 여러 글쓰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출판사를 이어주어 책 출간을 도와주기도 하고, 함께 공저를 쓰거나, 추천사를 써주거나 함께 북토크를 열기도 한다. 글쓰기 모임원의 글들은 SNS에 공유하거나 뉴스레터 특별기고 형태로 싣기도 한다. 대단할 건 없지만, 그래도 나름 함께 글쓰기를 했던 사람들을 그렇게 응원하고자 한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보이기도 하는 듯하다.

사실 그 마음은 대단한 이타심이나 숭고한 인류애에서 나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매번 그 마음의 한 가운데 ‘아깝다’는 마음 하나가 핵심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깝다.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그토록 애쓰며 좋은 글을 쓰게 된 사람들이 아깝다. 그들이 계속 글을 썼으면 좋겠고, 그 좋은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때론 모임에서 쓰인 글들이 내가 쓴 글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일 때도 있다. 사람들이 내 글 한 편 읽을 시간에, 모임에서 쓰인 이 좋은 글들을 읽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 아까운 마음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어딘지 찝찝하게 마음 한구석에 남는 것이다.



https://allculture.stibee.com/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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